모스크바 아파트 폭탄테러…23명 사망.100여명 매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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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모스크바 = 김석환 특파원] 모스크바 남동부 페차트니키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9일 0시12분 (한국시간 오전6시12분) 강력한 폭발사고가 발생해 최소 23명이 사망하고 1백여명이 매몰됐다.

부상자도 이날 오후 1시 현재 1백50명으로 집계됐다.

폭발사고가 발생한 아파트는 중앙 부분이 완전히 붕괴되고 부근 아파트들도 유리창이 파손되고 건물벽이 훼손되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폭발 사고의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주민들과 전문가들은 폭탄 테러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관련, 9일 정체 불명의 한 괴한은 인테르팍스 통신에 전화를 걸어 아파트 폭발 사고와 지난 4일 다게스탄에서 발생한 군 막사 차량폭탄 테러는 "체첸과 다게스탄 마을 폭격에 대한 보복" 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블라디미르 루샤일로 내무장관은 "폭발사고의 배후에는 테러 분자들이 있을지 모른다" 고 밝혔으며 수사를 맡은 연방보안국 (FSB) 도 "폭발의 성격이나 사상자수 등으로 미뤄볼 때 건물안에 폭발물이 설치됐을 것으로 보인다" 고 발표했다.

주민들도 아파트 건물이 최근까지 가스 누출등의 문제점이 없었다며 사고 원인이 테러라고 주장했다.

사고가 나자 비상대책부 직원 3백여명과 군 병력 3백명, 소방차 등이 출동해 화재진압 및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붕괴된 건물 내부에 화재가 발생해 생존자 구조에 어려움을 겪었다.

알렉산드르 모스칼레프 비상대책부 차관은 최대 약 2백명이 사고현장에 매몰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 유리 루즈코프 모스크바 시장은 인테르팍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폭발이 테러분자에 의해 이뤄졌다는 징후 (sign)가 있다" 며 연방 정부와는 별도로 시 자체적으로 사고원인조사위원회를 구성하도록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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