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총재 외교무대 첫발…10일 독일.미국 순방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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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가 외교무대에 데뷔한다.

10일부터 18일까지 부인 한인옥 (韓仁玉) 여사와 함께 미국.독일을 방문한 뒤 19일 귀국한다.

李총재가 야당총재 자격으로 외국을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에 미국을 방문하기 위해 일정을 잡았다가 당시 국민회의 조세형 (趙世衡) 총재권한대행에게 선수를 빼앗겨 취소했다.

李총재는 이들 우방에 강력한 첫 인상을 남기고 영향력 있는 인사들과 교유 폭을 넓히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교포사회에 지지기반을 확대하는 것도 방문목적의 하나다.

李총재는 15일까지 미국에서 활동한다.

로스앤젤레스. 뉴욕. 워싱턴을 차례로 방문해 미국 정부 및 의회 인사, 언론계.학계 관계자들과 교포들을 만난다.

세 도시에선 헤리티지 재단 등의 초청에 따라 각각 특별강연회를 갖는다.

李총재는 연설에서 '국민의 정부' 햇볕정책을 비판하고 상호주의에 입각한 대북정책을 구사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의 햇볕정책과 맥이 닿아있는 클린턴 미 행정부의 개입정책 (Engagement Policy) 도 간접 비판하겠다는 생각인 것 같다.

여기에는 미국의 보수 지도층과 제휴하겠다는 전략이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李총재는 스탠리 로스 미 국무부 차관보, 찰스 카트먼 한반도평화회담 담당 특사, 커트 캠벨 국방부 동아태 차관보, 더그 베로이터 하원 아태소위원장 등과도 만나 한반도 정세와 한.미관계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다.

하지만 앨 고어 부통령과 조지 부시 2세 텍사스 주지사 등 미국의 유력한 대선후보들과의 만남은 이뤄지지 못했다.

李총재는 독일에서는 IDU (국제민주연맹) 총회에 참석, 세계 17개국 정당 지도자들과 만난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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