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원주부학교 이선재 교장] '주부교육' 36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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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한글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주부 숫자가 서울에만 10만여명이 넘을 정도입니다. 배울 기회를 놓친 주부들은 정보화사회의 외곽에 방치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

지난 63년 양원주부학교가 일성고등공민학교로 운영될 때부터 지금까지 이 학교를 이끌고 있는 이선재 (李善宰.63) 교장은 "정부는 제대로 배움의 기회를 갖지 못했던 사람들에게 배울 기회를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다" 고 주장했다.

서울시의회 의원 (마포1) 이기도 한 李교장은 이에 대한 근거로 "한국의 평균교육연한이 9년 (중학교 졸업 수준)에 불과하다" 고 밝혔다. 상당수, 특히 여성은 이보다 못배운 사람들이 더욱 많다는 것.

그는 특히 "대학 부설 사회교육기관이나 PC통신.인터넷을 이용한 학점은행제, 직장의 '학습휴가제' 역시 일정 수준 배운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재교육시스템을 강조하고 있어 배울 기회를 놓친 주부들은 여전히 '사각지대' 에 놓여 있다" 고 강조했다.

양원주부학교는 정규학력 인정기관이 아니어서 이곳을 다녀도 중학교.고등학교 졸업학력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곳을 거친 주부 숫자는 88년 이후 2만2천23명. 배움의 기회를 놓친 주부들이 상상 밖으로 많다는 짐작을 할 수 있다.

또한 90년 이전 1천2백여명에 불과했던 졸업생 수가 93년 이후 해마다 1천명에 이를 정도로 폭발적으로 증가할 만큼 기본학력 부족에 목말라하는 여성이 많음을 알 수 있다.

양원주부학교는 오는 11일까지 중등부 (6백명).고등부 (3백명) 신입생을 모집할 예정이다.

주 3일씩 4시간 수업이 이뤄지며 각 과정은 1년. 수업료는 한달에 3만3천원. 02 - 704 - 7402.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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