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로 끊겼던 외국작가 국내展 잇따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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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4면

IMF 한파로 자취를 감췄던 외국화가의 국내전시가 올 가을을 기점으로 서서히 고개를 들 전망이다.

이 달만 해도 미국 현대추상미술의 거장으로 꼽히는 프랭크 스텔라전과 프랑스 인상파 화가들을 중점 소개하는 '예술 속의 프랑스' 전, 베트남 미술전이 미술애호가들을 기다리고 있다.

개관 1주년 기념으로 '예술 속의 프랑스' 를 기획한 가나아트센터 (02 - 3216 - 1020) 는 10월에 이태리 미술전도 준비하고 있다.

또 내년 초 파리 오르세 미술관 소장품 중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이 서울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져 미술팬들의 선택의 폭이 한층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10~30일 국제화랑 (02 - 735 - 8449)에서 열리는 프랭크 스텔라 전에는 가로.세로가 3~4m에 달하는 대작 부조화 2점이 출품된다.

앞으로 돌출된 부분이 1m가 넘는 이 입체물은 다양한 모양으로 잘라낸 알루미늄 조각에 현란한 색채로 갖가지 그림을 그려넣은 후 다시 조립한 것.

제목이 '프란스키엘의 기술' '피쿼드호, 버진호를 만나다' 인 두 작품은 웅장한 스케일로 보는 이를 압도해 단 2점만으로도 전시회를 열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스텔라는 서울 대치동 포스코 센터 앞에 설치된 '아마벨' 의 작가. '아마벨' 은 '흉물이다' '예술품이다' 라는 논란 끝에 최근 포항제철에서 철거 결정을 내렸다 문화계의 반발로 취소되는 해프닝을 빚기도 했다.

'예술 속의 프랑스' 전 (20일까지)에서는 노르망디 지방의 19~20세기 인상파 화가들과 이들의 영향을 받은 현대 작가들의 작품이 소개된다.

구스타브 쿠르베.라울 뒤피.으젠느 부뎅.조르주 루오.마리 로랑생.앙리 마티스.마르크 샤갈.발다치니 세자르 등 한 세기 동안 프랑스 미술사를 수놓았던 주옥같은 작가들이다.

인상파에서 야수파.입체파.앵포르멜 등 책에서 읽었던 미술 사조를 눈으로 보며 두루 섭렵하는 기쁨을 맛볼 수 있을 듯하다.

또 전시장소인 가나아트센터를 설계한 유명 건축가 장 미셸 빌모트 건축전이 함께 열리는 것도 특기할 만 하다.

파리 샹젤리제 거리를 꾸몄던 경력의 소유자답게 메마른 도시 풍경을 세련되게 바꿔내는 것이 빌모트의 장기. 그의 감각이 살아있는 벤치와 가로등.쓰레기통 등이 실제로 전시된다.

이와 함께 눈여겨볼 만한 것이 베트남 미술전. 백상기념관 (02 - 724 - 2243)에서 8~14일 열리는 이 자리에는 과거 프랑스 식민통치를 받던 시기 (1925~45년) 와 남북대립기 (45~75년) 등을 거치며 서구 사조의 수용과 사회주의적 사실주의의 지배.개방 등을 증언하는 작품 70여점이 등장한다.

베트남 화가로 국내에 꽤 알려진 부이 수안 파이, 현재 그 곳 미술계에서 유망주로 꼽히는 레 탕 손 등이 흰 아오자이 (옷) 와 시클로 (자전거) 의 나라 베트남을 한층 더 가깝게 느끼도록 해준다.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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