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와이협정 조인] 1등 공신은 이집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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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이스라엘 - 팔레스타인의 협정 조인식이 극적으로 성사된 데는 '중개자' 이집트의 공이 컸다.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수석 고문 오사마 알 바즈는 그동안 이 - 팔을 다람쥐처럼 오가며 양측 수반들에게 합의서에 서명하도록 설득해 왔다.

특히 미국의 중재가 최근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이집트의 역할은 더욱 돋보였다.

"중동평화는 중동인 (人) 의 손으로" 라는 무바라크의 숙원이 이뤄진 것이다. 지난 7월 미국을 방문한 바라크 이스라엘 총리는 "당신네들의 중재활동은 별 효과가 없으니 당장 그만두라" 고 일갈했다.

미국의 중동 특사 데니스 로스도 이번 합의에는 전혀 기여하지 못했다.

합의 막판에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이 낀 것도 '공증' 을 위한 들러리에 불과했다는 뒷얘기다.

반면 이집트는 지난 79년 중동국가로는 처음으로 이스라엘과 평화협정을 맺은 나라. 바라크도 이집트의 중재노력을 높이 사 총리 취임 후 첫 해외순방지로 이집트를 택했을 정도로 공을 들여 왔다.

이집트의 바즈 고문은 "우리가 이스라엘과 평화협정을 맺을 때 얻은 여러가지 경험을 아라파트에게 전하면서 끈질기게 설득한 것이 주효했다" 고 자평했다.

이번 조인식이 열린 곳도 이집트의 홍해 휴양지 샤름 알 셰이흐. 이곳이 중동전쟁 때 이스라엘에 점령됐다가 이집트에 반환된 곳이라는 점도 이번 평화협정의 상징적 의미를 더해준다.

정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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