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헌 현대전자 회장 9일께 소환키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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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현대증권의 현대전자 주가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검 특수1부 (李勳圭부장검사) 는 4일 현대전자 정몽헌 (鄭夢憲.51) 회장을 9일께 소환조사키로 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의 전모를 파악하기 위해선 鄭회장에 대한조사가 불가피하다" 면서 "아직 소환 시점을 확정하지는 않았으나 현대증권 이익치 (李益治) 회장 소환 다음날인 9일이 될 가능성이 크다" 고 밝혔다.

검찰은 鄭회장을 상대로 주가조작이 그룹 차원에서 이뤄졌는지 여부와 鄭회장 등 鄭씨 일가가 사전에 이를 알고 있었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鄭회장은 지난주 중동.유럽지역 출장에 나서 3일부터 일본에 머물고 있으며 6일 귀국할 예정이다.

그러나 검찰은 鄭회장 이외의 다른 鄭씨 일가는 소환하지 않기로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鄭회장 소환을 끝으로 이번 수사를 마무리짓고 주말께 사법처리 대상자와 처벌수위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현대증권이 시세조종으로 현대전자 주가를 올린 후 전환사채를 팔아 1천억원의 차익을 남긴 것 이외에 보유 중인 현대주식을 매각, 4백억~5백억원의 시세차익을 챙긴 사실을 추가로 밝혀냈다.

검찰 관계자는 "지난해 현대전자가 1천3백억원의 흑자를 냈으나 주가조작으로 인한 상승분을 제외할 경우 실제로는 적자를 본 셈" 이라며 "이익치 회장이 현대증권의 경영실적을 높이기 위해 주가조작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고 말했다.

검찰은 또 전날 소환한 현대자동차 이계안 (李啓安.47) 사장을 이날 오후 귀가시키고 출국금지를 해제, 5일 미국으로 출국할 수 있도록 했다.

수사팀의 한 관계자는 "李사장이 주가조작 기간에 현대그룹 구조조정본부 부사장으로 근무했으나 주가조작에 관여한 혐의는 포착되지 않았다" 며 "그러나 李사장으로부터 이번 사건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는 진술을 상당수 확보했다" 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현대전자 장동국 (張東國.55) 부사장과 강석진 (姜錫眞.50) 전무를 소환, 현대증권에 1백억원의 회사자금을 지원하게 된 경위와 주가조작을 사전에 공모했는지 여부 등을 집중 추궁했다.

김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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