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L 강자,‘손맛’쏘나타냐 ‘센맛’골프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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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하반기에 주목받는 2000㏄급 신차로 국산차는 신형 쏘나타가, 수입차는 폴크스바겐 6세대 골프가 꼽힌다. 둘 다 글로벌 차종으로서의 판매 이력을 갖고 있다. 쏘나타는 네 번의 모델 변경을 거치면서 지구촌에서 450만 대를 판 월드 카다. 이번 신형은 도요타 캠리, 혼다 어코드보다 넓은 실내, 그리고 정숙함이 장점이다.

1974년 첫 선을 보인 골프는 지난해까지 2600만 대 이상 팔렸다. 도요타 코롤라, 폴크스바겐 비틀과 함께 ‘세계 3대 베스트 셀링 카’다. 단단한 차체와 고속 주행 성능이 탁월하다는 평가다.

◆핸들링 개선된 쏘나타=기존 모델보다 크게 개선된 부분은 핸들링이다. 핸들을 돌리면 돌린 만큼 차체가 움직인다. 수입차를 포함해 경쟁차 가운데 최상급이다. 가장 큰 이유는 차체가 가벼워진 덕분이다. 중량을 100㎏ 이상 다이어트한 것. 특히 전륜 서스펜션을 핸들링 좋고 가격 저렴한 맥퍼슨으로 바꿨다. 기존 NF 쏘나타는 승차감이 편안한 더블 위시본을 사용했다. 이로 인해 신형 쏘나타는 뒷좌석 승차감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이다. 내장재는 원가 절감의 흔적이 뚜렷하다. 소재에서 거친 맛이 난다. 쿠페형으로 가다듬다 보니 뒷좌석의 경우 헤드 룸을 확보하느라 시트 높이를 낮췄다.

디자인은 앞모습이 다이내믹한 데 비해 뒷모습은 비교적 평범하다. 골프 백 세 개를 넣기 위해 트렁크 공간을 크게 하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가격은 15% 이상 올랐다. 자동변속기를 4단에서 6단으로 개선했고 자세제어장치(ESC)를 기본으로 달았다고 하지만 그만큼 올려야 했는지 다 설명하기 힘들다. 자동차 평론가 박상원씨는 “경쟁이 심한 미국에서는 신기능을 추가한 신차가 나오더라도 5% 이상 가격을 올리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레이저로 용접한 골프=골프는 국산차에선 찾아보기 힘든 레이저로 차체를 용접했다. 5.0L 엔진을 달아도 차체가 견딜 만큼 단단하다. 이 차에는 최대 140마력을 내는 2.0L TDI 디젤 엔진이 달렸다. 마력보다는 토크가 실용적이다. 운전자가 가장 많이 쓰는 1750~2500rpm(1분당 엔진 회전 수)에서 3.5L 가솔린 엔진과 맞먹는 32.6㎏·m의 토크를 뿜어낸다. 연비도 17.9㎞/L의 1등급을 자랑한다. 국내 시판 중인 2.0L 모델 가운데 연비가 가장 좋다. 최고시속은 207㎞에 달한다.

정숙성도 개선됐다. 디젤 엔진을 달았는지 실내에서는 분간하기 힘들 정도다. 앞 유리에 소음감소 필름을 붙였고 도어마다 소음 차단재를 듬뿍 썼다. 외관 디자인은 간결하면서 강인함을 느끼게 한다. 발터 드 실바 폴크스바겐 수석 디자이너는 “요즘 유행하는 자극적 화려함보다 단순미를 추구했다”고 설명했다. 인테리어 재질감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안전장비로는 신형 쏘나타에 없는 운전석 무릎 보호 에어백 등 7개의 에어백을 달았다. 가격은 유로화 강세에도 불구하고 6% 정도 오른 3390만원이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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