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주 액면분할 보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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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주식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던 SK텔레콤의 주식 액면분할 (50대 1) 계획이 일단 유보됐다.

SK텔레콤은 27일 임시주총에서 소액주주를 대표한 참여연대와 경영진간에 5시간에 걸친 마라톤 설전을 벌인 끝에 회사측 의지대로 주식 액면분할을 하지 않기로 했다.

회사측은 그러나 지금은 계획을 부결했지만 주식 액면분할의 연내 추진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뜻을 시사해 국내 최고가 (주당 1백38만원 수준) 인 '황제주' 가 연말께면 일반인들의 투자가 가능한 수준으로 액면분할될 가능성도 있다.

조정남 (趙政男) SK텔레콤 사장은 "현 시점에서의 액면분할은 효과를 내기 어려워 반대했다" 면서도 "그러나 시기가 문제이지 액면분할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참여연대 장하성 (張夏成.고려대) 교수는 "액면분할로 유동성을 높이면 주가가 올라 주주에게 이익이 돌아간다" 며 액면분할의 타당성을 주장했다.

한편 관심을 모았던 신임 사외이사 선출과 관련해 SK 추천인사인 이상진 (58.미국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 인터페이스 회장) 박사와, 참여연대가 내세운 연세대 박상용 (상경대 경영학과) 교수가 표대결을 벌여 이상진 박사가 선임됐다.

또 다른 안건인 손길승 (孫吉丞) 회장 해임건은 부결됐다.

해임안은 참여연대가 사외이사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SK텔레콤이 최근 유상증자를 강행한 데 따른 조치였다.

SK그룹은 이번 임시주총이 열리기 직전 SK텔레콤의 3대 주주였던 미국 투자회사인 타이거펀드로부터 9.5%의 지분을 사들여 지분율을 36.5%로 끌어올려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했었다.

이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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