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쇼핑몰 난립…6%만이 남는 장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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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전자상거래 (EC) 붐을 타고 인터넷 쇼핑몰이 급증하고 있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대부분 '속빈 강정' 식 적자경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 와중에도 일부 중견 업체들은 참신한 마케팅과 합리적 물류방식을 동원해 착실한 영업기반을 닦아 나가고 있다.

◇ 영세업체 난립 = 대한상공회의소가 인터넷 검색을 통해 국내 사이버 쇼핑몰 현황을 전수 (全數) 조사한 결과 지난해 말 4백여개이던 관련 업체수가 최근 8백여개로 두 배로 늘었다.

이 중 5백개 업체에 최근 설문을 보내 회수된 2백78곳의 운영실태를 분석한 결과 흑자를 내고 있는 곳은 6.4%에 불과했고 22.2%는 현상유지, 71.4%는 적자라고 답해 부실 운영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동연 유통물류실장은 "소호 (SOHO) 창업붐을 타고 일반인이나 영세업자들이 별다른 노하우나 인프라를 구축하지 않은 채 너도 나도 사이버 쇼핑몰을 개설해 어려움을 겪는 곳이 많다" 고 풀이했다.

실제로 조사대상 업체의 83.2%가 종업원 5인 이하, 63.5%는 월평균 매출 5백만원 이하였다.

특히 인터넷에 쇼핑몰을 개설한 8백여개 업체 가운데 전화번호.주소.E메일 주소 등 기초정보조차 없어 연락이 아예 불가능한 곳이 40% 가까운 3백여곳이나 됐다.

◇ 잘나가는 업체도 있다 = 월 매출 1억원 이상인 업체가 5.9%에 달하는 등 웬만한 골격을 갖추고 성업중인 곳도 꽤 있다.

조사결과 39쇼핑. 용산쇼핑프로라인. 빅세일. 한겨레마을. 샤넬인터내셔널.유니플라자. 헬로서울 등이 흑자경영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다양한 데이터베이스를 갖추고 특정 고객의 욕구를 세분화해 구매정보를 즉석에서 알려주는 '1대1 마케팅' 이나 '구매 마일리지 제도', 독특한 이벤트 행사 등 참신한 마케팅을 구사하는 업체들의 실적이 대체로 좋았다" 고 평가했다.

또 대개의 업체가 배송 업무만 외부에 위탁했을 뿐 반품이나 포장.보관.주문 처리 관련 업무를 스스로 하고 있어 전문 물류업체 활용을 통한 물류비 절감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한편 대한상의는 연말까지 사이버 쇼핑몰이 1천2백개로 늘고, 올해 시장규모가 1천5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홍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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