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씨 '92년 잠수정 밀입북 김일성과 두번 면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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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지난 21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주사파 이론 지침서 '강철서신' 의 저자 김영환 (金永煥.36) 씨가 91년 북한 잠수정을 타고 밀입북, 보름 이상 체류하며 김일성 (金日成) 주석과 면담하고 공작원 교육을 받은 뒤 귀환했던 것으로 국가정보원이 신청한 영장에서 드러났다.

25일 국정원에 따르면 金씨는 북한 노동당 가입뒤 평양방송을 통해 입북 지령을 받고 91년 5월 중순 전 '말' 지 기자 조유식 (曺裕植.35.구속) 씨와 함께 경기도 강화군 건평리 해안에서 북한 호송안내원 2명의 인도를 받아 정박중인 반잠수정을 타고 황해도 해주로 갔다는 것.

金씨 일행은 평양근교 '모란 초대소' 에 도착, 1주일간 공작원 교육을 받은 뒤 묘향산 김일성 별장에 이틀간 머물면서 김일성과 두차례 면담, '남조선 혁명을 어떻게 추진해야 할 것인가' 등에 관한 훈시를 받고 같은달말 서해 공해상을 경유해 서귀포시 인근 해안에 도착했다고 국정원측은 밝혔다.

그러나 金씨는 영장 실질심사에서 "91년 당시 출국한 사실도 없다" 며 "국정원이 혐의내용을 조작했다" 고 주장했다.

金씨의 변호인단도 "金씨는 현재 자신과 관련된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며 "국정원측이 자신을 중심으로 대규모 간첩단 사건을 조작하고 있는 것 같아 출국하려 했던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 고 밝혔다.

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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