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프리즘] 신당창당 비판 外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옷 로비사건과 관련한 청문회가 이틀째 벌어진 지난 24일 한 주부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남편이 실직자 신세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그 주부는 "도대체 밍크코트 입고 다니면서 김칫거리 걱정하는 주부가 이 세상에 어딨느냐" 는 울분을 토로했다.

최근 신문지면이나 TV를 통해 접하는 일련의 뉴스를 보며 한숨짓는 사람이 어디 이 독자 한사람 뿐이었을까.

지난 한주 신당창당에 몰두하는 정치권과 '오리발' 사건을 일으킨 김종필 (金鍾泌) 총리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35건) . 신당창당 움직임과 관련, "시도 때도 없이 창당과 이합집산을 거듭, 우리 정당사는 누더기가 돼가고 있다" 는 걱정과 "국민들은 수해와 불경기로 허덕이는데 정치권에서는 자기집 새로 짓기에만 정열을 쏟다니 정말 한심한 작태" (홍원주.경기도 양평군 양동

면 금왕리) 라는 비판이 점철됐다.

정치학도라는 한 독자는 "정파와 이념은 다르지만 국민의 공공선을 위해 일하는 이탈리아의 '새정치운동' 을 본받으라" (허승훈.emiliheo@hotmail.com) 며 일침을 가했다.

金총리의 격려금 파문에 대한 독자들의 분노는 더욱 거셌다 (25건) . "국민들이 수재민을 돕기 위해 전화로 1천원씩의 정성을 보여주는 동안 정작 한 나라의 총리는 5백만원의 거금을 소속당 의원들에게 지급하는 웃지 못할 아이러니가 벌어지고 있다" (강인자.주부.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평촌동) 는 조소부터 "구시대의 썩은 정치인들이 정계를 떠나야 이 땅의 자정능력이 제대로 싹틀 것" (kms1005.PC통신 유니텔 독자) 이라는 질타가 계속됐다.

한편 개고기 합법화에 대한 찬반 논쟁도 벌어졌으나 "인간과 친밀한 개를 먹는 것은 야만인이나 하는 일" (김옥철.서울 강서구 가양3동) 이라는 반대 의견 (4건) 보다는 "우리나라의 문화적인 특성을 감안해야 한다" (인터넷독자.pennylee) 는 찬성론이 13건으로 더 많았다.

정치권의 몰염치에 덧붙여 전셋값 대란, 소주세율 인상 등으로 서민들의 심사를 불편하게 했던 지난 한주. 그러나 옷 로비 청문회를 보면서 다음 주도 열받을 시민들이 많을 것 같아 걱정된다.

박지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