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병 우려 터키 '엑소더스'…20만명 대이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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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이스탄불 = 외신종합]터키 지진 발생 7일째인 23일부터 피해지역에 폭우가 내리면서 생존자 구조 및 시신발굴 작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민들은 피해지역에서 전염병이 창궐할 것 등을 우려해 대규모 탈출을 시작했다.

이번 지진으로 집을 잃은 난민들은 약 20만명. 이들은 주로 피해지역 외곽에 당국이 설치한 천막촌에서 생활하고 있다.

하지만 계속되는 여진과 식량 고갈에다 이날 폭우까지 겹치자 친척과 친구들이 살고있는 보다 안전한 도시로 거처를 옮기고 있다.

터키 당국은 이즈미트와 아다파자리.얄로바 등의 피해지역에 콜레라와 장티푸스.이질 등 수인성 전염병 창궐을 막기 위해 방역작업을 실시해 왔으나 폭우로 인해 이날 작업을 중단했다.

아직까지 본격적인 전염병 발생조짐은 발견되지 않고 있다. 터키 당국은 24일 공식 사망자수 1만4천3백60명, 부상자는 4만3천8백73명에 이르며 건물잔해 속에 매몰돼 있을 실종자가 3만5천명이라고 발표했다.

이 때문에 유엔에 시체를 담을 가방 4만5천개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한편 터키의 건축전문가들은 23일 이번 지진으로 수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것은 부패한 건설업자와 무능한 지방정부, 미흡한 과학적 연구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터키 지질학회의 모틀라 고를러 사무총장은 "잘못된 지역에 도시가 건설된 첫번째 실수가 적절한 과학적 사전조사 없이 신시가지 개발을 허용한 지방정부의 무능함 때문에 더욱 심화됐다" 고 밝혔다.

관련당국에 따르면 터키 건물의 약 65%가 면허 없이, 또는 건축법을 무시하고 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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