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로비 청문회] 배.연씨 7대 쟁점 엇갈린 진술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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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연정희 (延貞姬.김태정 전 법무부장관 부인) 씨는 24일 청문회에서 7대 핵심 쟁점에 대한 배정숙 (裵貞淑.강인덕 전 통일부장관 부인) 씨의 전날 증언을 뒤집었다.

야당 의원들은 裵씨의 증언을 토대로 延씨를 추궁했고, 延씨는 검찰 발표와 거의 같은 내용의 답변을 했다.

①延씨의 검찰 수사 내용 유출 문제 = 裵씨는 延씨가 지난해 11월 7일 신라호텔에서 "63사건 (崔회장 외화유출 사건) 은 12월 말까지 보류하고 있다" 고 말했다고 전했다.

"12월 말까지 보류됐다 해도 잘 안되면 구속될 것" 이라는 말까지 했다는 것. 이는 즉각 延씨가 남편으로부터 얻은 수사정보를 흘린 것으로 해석돼 파문을 낳았다.

그런데 延씨는 이를 철저히 부인했다.

延씨는 "12월말까지 보류된다는 것을 내가 어떻게 알겠느냐. 내가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겠느냐" 고 펄쩍 뛰었다.

延씨는 지난해 12월 중순 崔회장 사건의 전망을 묻는 裵씨 질문에 "외자유치가 안되면 어렵지 않겠어요" 라고 말했다는 검찰 발표에 대해서도 "완전히 상식에 기초한 얘기" 라고 잘라말했다.

②延씨의 崔회장 사돈집 관련 언급 = 지난해 11월 7일 裵씨는 조복희씨를 延씨에게 소개했다.

당시 延씨가 "항공화물하는 집 아니냐. 저집도 (崔회장 사건과) 관련이 있다" 고 말했다는 것을 裵씨에게서 들었다는 趙씨의 진술도 이날 뒤집혔다.

延씨는 " '항공화물하는 집은 이형자씨 사돈이다' 고 설명한 것은 오히려 裵씨였다" 며 "裵씨는 자기가 한 말을 내가 한 것처럼 말한다" 고 반박했다.

③호피무늬 반코트의 배달시기 = 裵씨와 延씨, 검찰 발표가 모두 조금씩 다르다.

裵씨는 "코트를 돌려입은 것은 12월 19일이고, 배달된 날짜는 언제인지 잘 모르겠다" 고 했다.

延씨는 "12월 19일에 입어보긴 했지만, 배달은 26일에 됐다" 고 밝혔다.

검찰은 "12월 26일에 코트를 돌려 입어본 뒤 그날 배달됐다" 고 발표했다.

④1월 7일 호피무늬 반코트 착용 여부 = 가장 논란을 빚은 부분이다.

"延씨가 1월 7일 할렐루야 기도원에 갈 때 호피무늬 반코트를 입었다는 얘기를 이은혜 (李恩惠.김정길 전 행자부장관 부인) 씨로부터 들었다" 는 게 裵씨의 진술이다.

그러나 延씨는 "그렇지 않다" 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1월 5일 라스포사에 문제의 코트를 반환했다는 것이 운전사 강모씨의 수첩에 적시돼 있다고 주장했다.

⑤사직동팀 내사 시작일 = 裵씨는 "1월 8일 사직동팀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집에서 조사받았다" 고 말했다.

延씨는 그러나 "사직동팀 발표대로 1월 14일부터 조사를 받았느냐" 는 의원의 질문에 "그보다 더 늦게부터 받았다" 고 했다.

사직동팀 내사 시작일이 중요한 이유는 호피무늬 반코트의 반환시기와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야당 의원들은 延씨가 사직동팀의 내사가 시작됐다는 언질을 들은 뒤 반코트를 반납했다는 의심을 하고 있다.

⑥전복 배달 = 裵씨는 "98년 추석 때 이형자씨가 延씨 집에 전복을 배달했다가 거절당한 것으로 안다" 고 말했다.

검찰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延씨는 이마저 부인했다.

延씨는 "할렐루야 기도원으로부터 전화로 주소확인을 요구받은 적은 있지만 거절했고, 전복은 배달된 사실이 없다" 고 했다.

⑦나나부티크 코트 가격 = 지난해 12월 16일 延씨가 나나부티크에서 가져갔다가 나중에 배달했다는 코트 가격에 대한 진술도 엇갈린다.

裵씨는 "점원이 옷값을 한장 (1천만원) 이라고 얘기했다" 고 말했지만 延씨는 "2백50만원짜리를 2백만원으로 깎았고, 그것도 4개월에 나눠 내기로 했었다" 고 했다.

1천만원짜리 옷은 입을 엄두도 내지 않는다는 게 延씨의 답변이었다.

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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