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로비 청문회] 여야 의원들 한때 신경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옷 로비 의혹 사건' 조사에서는 이형자씨의 청와대 로비 의혹설을 캐내려는 야당측의 공세가 집요했다.

반면 이를 '무책임한 정치공세' 로 일축하는 여당측의 방어전도 치열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라스포사 정일순 (鄭日順) 사장과 대통령 부인 이희호 (李姬鎬) 여사의 '친분관계' 여부에 초점을 맞췄다.

李여사의 라스포사 옷 구입 문제를 한나라당측이 물고늘어지자 국민회의 한영애 (韓英愛) 의원은 "대통령 부인은 20년간 남대문시장 옷을 사다 입는 분" 이라며 "공식여행시의 의전상 절차였는지는 몰라도 야당측의 질의는 논외의 문제" 라고 맞섰다. 한나라당 안상수 (安商守) 의원은 "정일순 사장이 청와대에 자주 들어간다며 그쪽과 친한 척 과시하지 않았느냐" 고 캐물었다.

배정숙씨는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고 대답했다.

裵씨는 또 "鄭사장이 '지난번 (외국에) 나갈 때 입은 옷이 이 디자인' 이라고 하는 얘기도 들었다" 고 말했다.

특히 安의원은 "이형자씨가 편지를 써 이희호 여사에게 전해달라고 鄭사장에게 부탁한 것을 알고 있느냐" 고 물었고 裵씨는 "鄭사장으로부터 그런 얘기를 들었다. 그런 짓을 하다니 바보가 아니냐고 한 적은 있다" 고 답변했다.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도 "鄭사장이 20년간 대통령 부인의 옷을 단골로 만들었다고 한 적이 있느냐" 고 추궁. 裵씨는 "대통령 부인 옷을 자기가 다 만든다고 했다" 고 이를 인정했고, 鄭의원은 "러시아 방문 때 (대통령 부인이) 입고 간 옷을 만든 것은 물론 李여사가 수시로 불러서 간다고도 했느냐" 고 재확인에 나섰다.

裵씨가 우물쭈물하다 "그런 기억이 난다" 고 하자 여당측은 즉시 제동을 걸었다.

국민회의측은 "의제와 관계없는 근거없는 얘기로 청와대를 끌고 가느냐" 고 반발했다.

조순형 (趙舜衡).조찬형 (趙贊衡) 의원도 "증인에 대한 질의는 '옷 로비 대납 요구 여부에 국한돼야 한다" 며 "국민을 오도하는 정치공세를 즉각 중단하라" 고 반박했다.

최훈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