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식당에 자기메뉴 선뵈는 신라호텔 이길현 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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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지난 16일 남들은 달콤한 잠에 푹 빠져 있을 오전 5시 이길현 (李吉鉉.70) 신라호텔 사장은 좋은 횟감을 찾아 가락동 수산시장을 헤맸다.

이날부터 31일까지 신라호텔 일식당에서 선보이는 '이길현표' 메뉴에 올릴 최상의 재료를 구하기 위해서다.

"이번 기회에 제일 좋은 재료로 요리하되 최대한 값을 낮춰 호텔도 문턱이 높지않은 곳이란 생각을 갖도록 직접 나서봤습니다. "

이 기간 중 재료 선정뿐만 아니라 지배인 역할까지 맡게 되는 李사장은 "25년간 일본 주재원으로 있으면서 익힌 일본요리 노하우를 바탕으로 평소 집에서 만들어 먹던 건강식 메뉴를 선보일 계획" 이라고 의욕을 내비쳤다.

그는 "호텔 사장이 메뉴까지 챙겨가며 음식 판촉에 나서기는 처음일 것" 이라며 미소지었다.

李사장의 요리실력도 프로 수준이라는 게 주위의 평. 이번에 李사장이 짠

식단을 감수한 요리사들도 "각 요리간의 독특한 맛까지 조화시킨 솜씨" 라고 감탄했다고 한다.

이번에 소개되는 음식 가운데 하나인 장어에 와사비 (일본식 겨자) 를 발라 굽는 요리도 李사장의 아이디어. 와사비의 매운 맛도 가시고 장어의 느끼함도 별로 없는 담박한 요리다.

"일본의 한 유명 음식점에선 웨이터와 웨이트리스를 뽑을 때 손을 본다고 하더군요. 요리의 맛을 더 좋게 하기 위해 고운 손을 가진 사람들이 음식을 대접해야 한다는 게 이유죠. "

음식은 재료 선정에서부터 서브 때까지 '일관된 정성' 이 담겨야 한다는 게 李사장의 지론이다.

홍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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