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공개 정보로 주식거래 혐의…금호그룹 4형제 고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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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금호그룹의 4형제가 주식 불공정거래 혐의로 나란히 검찰에 고발됐다.

증권선물위원회는 18일 박성용 (朴晟容) 금호그룹 명예회장. 박정구 (朴定求) 금호그룹 회장. 박삼구 (朴三求) 아시아나항공 사장. 박찬구 (朴贊九) 금호석유화학 사장 등이 금호산업과 금호건설의 합병과정에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부당이득을 챙긴 사실을 적발, 모두 증권거래법 위반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금호그룹 창업자 고 (故) 박인천 (朴仁天) 회장의 장남인 박성용 명예회장부터 4남 박찬구 사장까지 10대 재벌의 오너 형제들이 불법 주식거래로 한꺼번에 고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융감독원은 朴명예회장 등 4명은 금호산업과 금호건설의 합병사실이 공시 (98년 11월) 되기 전인 지난해 4월 금호산업 주식 22만주 (각 5만5천주) 를 사들인 뒤 같은해 12월 금호석유화학에 모두 팔아 9억2천만원 (각 2억3천만원) 의 차익을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금호석유화학도 지난해 4월부터 11월 사이에 금호산업 보통주 1백11만4천8백60주와 우선주 3백86만6천90주를 매입해 1백25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사실이 드러나 법인 자체가 검찰에 고발됐다.

이 주식은 아직 매각하지 않아 실제 이익실현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금호그룹 관계자는 이와 관련, "금호그룹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실무자들이 증권거래법을 잘못 이해한 판단착오로 빚어진 일" 이라며 "금호석유화학을 지주회사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의결권 확보와 경영권 방어 차원에서 지분조정을 한 것일 뿐" 이라고 해명했다.

곽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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