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 격려금 출처 논란] '2억 오리발' 안풀린 의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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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자민련 명예총재인 김종필 (金鍾泌) 총리가 소속의원들에게 건넨 2억원대의 '오리발' 출처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金총리는 18일 "당후원금 중 일부" 라고 출처를 공개했으나 야당은 '떳떳지 못한 돈' 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金총리가 밝힌 대로라면 이 돈은 지난 1월 박준병 (朴俊炳) 당시 사무총장과 6월에 후임 김현욱 (金顯煜) 총장이 각각 1억원씩 JP에게 가져다 준 돈. 당후원회에서 모금한 후원금 중 일부라는 것이다.

명목은 JP외유 (2월 중동, 6월 남아공) 지원금이라는 소문도 돈다.

JP는 이를 의원 43명에게 5백만원씩 돌렸고 모자라는 1천5백만원은 "구전 (口錢) 했다" 고 설명했다.

JP측에서는 "이전에도 명예총재 자격으로 쓰는 돈을 당에서 지출한 예가 있다" 고 소개했다.

그럼에도 자민련조차 개운치 않은 분위기다.

우선 근거자료 제시가 없다.

지지자들이 후원금으로 내놓은 돈을 명예총재 개인이 쓸 수 있느냐는 문제도 논란거리다.

자민련 당규에 관련규정은 없다.

중앙선관위측의 해석은 '위법' 은 아니라는 것. 선관위는 "후원금도 사적 경비, 부정한 용도로 지출해선 안된다는 포괄적 정치자금 규정의 구속은 받지만 용도를 제한하는 별도규정이 없다" 면서 "명예총재가 활동비로 준 것 자체는 문제가 없다" 고 유권해석을 내렸다.

그렇다 해도 논란은 남는다.

JP는 지난 2월 공직자 재산변동 신고 때 23억9천4백33만원을 신고했다.

한달 전 당에서 받아 보관 중인 1억원은 빠져 있는 게 된다.

더 큰 문제는 국민들의 곱지 않은 시선이다.

또한 "당 재정이 형편없는데 명예총재가 돈을 마음대로 쓸 수 있느냐" 는 실무자들의 불만도 터져나온다.

이번 '오리발' 사건 말고도 JP는 최근 총리실을 찾는 의원 상당수에게 수백만원씩의 격려금을 주었다는 전언이다.

"당신이 벌써 열번째" 라는 주변의 얘기를 들은 당직자도 있다.

그러면 '오리발' 은 '2억원+α' 로 늘어난다.

이 α의 출처도 베일에 가려 있다.

특히 JP가 주는 수표 중에는 발행일자가 91, 92년인 것도 다수 눈에 띈다는 얘기다.

'실명화' 를 하지 못한 채 'JP금고' 에 보관돼 있던 자금이 아니냐는 의문까지 제기된다.

동시에 JP가 황급히 해명에 나선 점을 들어 청와대 등 '다른 곳' 으로 불똥이 튀는 것을 막기 위해서 라는 얘기도 나온다.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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