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주상복합도 분양가 이하 매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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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서울 강남권에서 분양된 소규모 주상복합아파트 분양권에도 분양가 이하 매물이 나오고 있다. 1~2년 전 공급된 물량 가운데 분양권 시세가 떨어지면서 분양가에 매물이 나오거나, 심지어 분양가 이하에도 살 수 있는 경우도 많다. 미르하우징 임종근 대표는 "투자심리가 급랭하면서 매수세가 자취를 감춘 때문으로, 소규모 단지일수록 경기불황 때 쉽게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풀이했다.

이제까지 투자용으로 꼽히는 10평형대가 약세를 주도했으나 지금은 실수요가 많은 30평형대 이상에서도 이런 매물을 쉽게 구할 수 있다는 게 두드러진 특징이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서 지난해 11월 분양된 S주상복합의 경우 34~36평형 82가구 중 20여건의 분양권 매물이 나도는 가운데 로열층은 최대 2000만원 정도의 웃돈이 붙어 있다. 그러나 상당수의 매물을 원가에 살 수 있으며 10층 이하의 일부 물건은 분양가보다 1000만원 떨어진 가격에도 구할 수 있다.

서초구 서초동에서 지난해 2월 인기리에 분양된 D아파트 34평형도 원가보다 500만원 떨어진 값에 살 수 있다고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전했다. P공인 관계자는 "분양가가 5억1000만원대였으나 실거래는 5억원 초반에 살 수 있다"며 "아파트가 50여가구의 소단지여서 매물도 적지만 찾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인근의 W아파트 42평형(지난해 12월 분양) 분양가는 6억8400만~7억3100만원이었으나 분양가보다 500만~1000만원 내린 값에 분양권 매물이 나와 있다. 인근 중개업소에 원가에 팔아달라고 의뢰된 한 매물은 올 3월 처음 나왔을 때는 2000만원의 프리미엄이 붙어 있었다. C중개업소 사장은 "투자용 상품의 추락은 당연할 수 있지만 요즘은 실수요자용 매물까지 가격 급락의 위험에 처해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황성근 기자hs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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