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택시기사 600명 봉사대 결성…불우이웃 차량지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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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12일 오전 9시 서울 광진구청 주차장. 개인택시 14대와 파란색 유니폼의 택시기사들이 '손님 모실' 준비에 한창이다.

광진구 일대 개인택시 기사 6백여명으로 구성된 '씽씽봉사대' 회원들이다.

결식아동 55명을 데리고 경기도 포천군 국립수목원으로 나들이를 떠나는 날이다.

행사에 참가한 黃현진 (10) 양은 "야외에 나와 풀냄새를 맡으며 노래도 부르고 게임도 하니 정말 재미있다" 며 즐거워했다.

봉사대 이점주 (李点柱.50) 회장은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위축돼 있는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심어준다는 뜻에서 야외 나들이를 준비한 것" 이라고 밝혔다.

이들이 봉사대를 결성해 혼자사는 노인이나 결식아동 등의 '발' 이 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97년 7월부터. 고생 끝에 개인택시를 소유하면서 '부자는 아니지만 먹고 살 걱정은 없어진 처지' 가 되자 어려운 이웃을 돕기로 뜻을 모았다.

개인택시는 이틀 일하고 하루 쉬게 돼 있어 하루씩 시간을 내 나들이 봉사를 하는데는 적격이었다.

그동안 10여 차례에 걸쳐 혼자 사는 노인이나 결식 어린이를 데리고 경기도 양수리.임진각.눈 썰매장 등을 다녀왔다.

또 지체장애인 공동체인 광진구 화양동 '작은 예수회' 장애인들이 외출할 때 차량을 제공하기도 했다.

생계수단인 택시가 쓰임새 많은 봉사도구가 된 것이다.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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