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간 카자흐서 봉사활동 펼친 경희의료원 의료봉사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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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고국 사람들을 만난 것만으로도 가슴 벅찬데 아픈 곳까지 정성껏 치료해주니 고맙기만 할 뿐입니다. 고국이 우리 카레이스키들을 잊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 기쁩니다. "

중앙아시아에 위치한 카자흐스탄의 알마티 시내 한국교육원에서 경희의료원 의료봉사단의 치료를 받은 金아샤 (73) 할머니는 감격에 겨워 눈물을 하염없이 흘렸다.

지난 3일부터 이곳에서 진료활동에 들어간 이 봉사단에는 내과.안과.치과.한방과.방사선과 등 30여명의 의료진이 여름휴가까지 반납한 채 동참, 고려인들의 질병치료는 물론 마음까지 어루만져 주고 있다.

특히 이번 봉사활동은 치과수술용 의자인 유니체어를 비롯, 초음파.심전도.내시경.혈당측정기와 한방 침술기구 등 첨단 고가장비를 현지로 직접 공수해 체계적인 진료를 펼칠 수 있었던 점이 큰 성과로 꼽힌다.

실제로 안과 및 치과분야의 경우 현지에서는 거의 받기 힘든 전문적인 시술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기도 했다.

이같은 사실이 입소문으로 퍼지면서 현지 카자흐인들도 1천명 이상 진료장소를 찾았으며, 통역을 위해 20여명의 고려인 자원봉사자들이 동분서주했다.

주르피아 다우트비기노바 (32.여) 는 "이곳은 병원사정이 너무 열악해 웬만큼 큰 병이 아니면 병원 문턱에도 가기 힘든다" 며 "일년 넘게 이가 아파 고생했는데 한국의사들이 정성껏 치료해줘 깨끗이 나았다" 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10일까지 진행된 의료봉사현장에는 당초 예상인원 2천5백명을 훨씬 뛰어넘는 총4천여명의 고려인 및 카자흐인들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조병수 (趙秉洙) 부단장은 "외롭고 소외받는 고려인들에게 한국인의 긍지와 자부심을 심어줄 수 있었던 게 가장 큰 보람이었다" 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봉사활동을 펼칠 계획" 이라고 밝혔다.

알마티 = 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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