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왕'라이언 킹'] 7. 야구인생 날개 단 두 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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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입단하면서 곧바로 주전을 굳힌 이승엽은 이듬해 자신의 야구인생을 바꿔주는 두가지 행운을 만난다.

하나는 삼성 라이온즈 경산 볼파크 완공이다. 경북 경산시 진량면 선화리에 위치한 경산 볼파크는 삼성이 1백50억원을 들여 만든 동양 최대규모의 야구 훈련장이다. 5층 규모로 대규모 체력단련장과 실내연습장.수영장 등을 갖췄다.

이승엽은 대구가 집이지만 96년부터 4년째 이곳에서 야구와 씨름하며 지낸다. 야구 말고도 스물셋의 청년이 하고 싶은 일은 많았겠지만 이승엽은 젊음을 야구에 바쳤다. 이승엽이 입단과 함께 볼파크를 만난 것은 분명 행운이었다.

이승엽은 볼파크에서 선배 이정훈으로부터 "혼이 담긴 노력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 는 말을 듣고 이를 좌우명으로 삼았다. 남들보다 좋은 조건에서 뛰어난 자질을 지닌 그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자 기량은 하루가 다르게 늘어갔다.

그가 좋아하는 말 가운데는 대타자 장훈의 자서전에서 읽은 '평범한 노력은 노력이 아니다' 라는 구절도 있다.

좌우명에서 알 수 있듯 이승엽은 야구뿐 아니라 살아가는데 있어 노력을 가장 소중히 여긴다.

두번째 행운은 타격의 달인 백인천 감독을 만난 것이다. 우용득 감독에 이어 95년말 부임한 백인천 감독은 이승엽의 자질을 한눈에 알아보고 그를 '될성부른 나무' 로 점찍었다.

백감독은 그때까지만 해도 '소총' 이었던 이승엽을 홈런타자로 변신케 한 사람이다.

96년 시즌 타율이 3할을 넘겼지만 홈런은 9개에 그쳤던 이승엽은 11월 호주 특별전지훈련에서 백감독으로부터 "이제 홈런도 더 쳐야 할 것 아니냐" 는 유혹을 받는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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