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하기 좋은나라 멀었다] 군살뺀 협회도 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몸집은 최소로, 서비스는 최대로' . 사업자단체들의 변신 몸부림이 부쩍 활발해지고 있다.

이른바 '설립 및 가입강제' 가 대부분 철폐됨에 따라 앉아서 회비를 거둘 수단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제2, 제3의 복수단체 설립허용에 따라 정부 위임.위탁사무의 경쟁체제가 불가피해져 각 단체는 구조조정과 서비스 확대에 나서고 있다.

4만여명의 회원을 거느린 부동산중개업협회는 올들어 중앙회 임직원 56명을 46명으로 줄인데 이어 연말까지 33명까지 감축할 계획. 전국조직의 임원 21명도 12명선으로 줄이고 지부.지회를 독립시켜 중앙회의 군살을 빼기로 했다.

이같은 구조조정은 물론 7월부터 협회가입 의무와 연례 보수교육이 폐지됨에 따라 관련 수입이 크게 줄어들 상황을 감안한 것. 협회는 이같은 노력으로 지난해 총예산 90여억원 가운데 70%를 차지했던 관리성 경비가 50%이내로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생보사와 업무협약을 체결, 중개업소가 전세자금이나 구입자금 대출기능을 겸할 수 있도록 하고 전문연구소를 설립, 정책연구와 중개기법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강제가입 폐지를 내용으로 한 개정법률안이 국회에 계류 중인 대한건축사협회도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협회는 최대 30%의 회원이 탈퇴할 것으로 예상하고 올해부터 회비를 3만원에서 2만원으로 내리는 한편 인력 30%를 줄이는 등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한편 회원들의 회비부담을 낮추기 위해 건축가협회와 같은 관련단체와의 연합회 구성까지 검토 중이다.

협회 관계자는 "솔직히 협회가 그동안 회원들에게 서비스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며 "설계 및 계약에 대한 보증 공제제도와 건축관련 정보제공 등 수익사업을 통해 가급적 회비를 징수하지 않고 협회를 운영할 계획" 이라고 말했다.

의료기관에서 배출되는 감염성 폐기물 처리업체들의 모임인 대한적출물처리협회의 경우는 공익성과 수익성의 조화를 통해 협회 위상을 끌어올린 경우. 올 초부터 폐기물 처리비용의 의보수가 적용 등 제도개선을 꾸준히 추진했다.

또 감염성 폐기물 실태조사 등 회원사들에 불이익이 될 수도 있는 환경보호기능을 강화함에 따라 지난 4월 영국여왕 방한 (訪韓) 당시 왕실 환경 기부금 기부 후보에 선정되는 등 이미지 개선에 성공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