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美대사관 피폭 1주년…워싱턴 테러에 떤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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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케냐.탄자니아 등 아프리카 주재 미국 대사관의 피폭사건 1년 (7일) 을 넘기

며 미국의 수도 워싱턴이 테러공포로 요새화하고 있다.

연방수사국 (FBI) 은 지난달 29일부터 워싱턴 시내 J 에드가 후버 빌딩에 대한 일반인들의 방문을 중단시켰다.

'방문객 수용능력 한계' 가 표면적 이유였으나 실제는 피폭 1주년을 맞아 테러위협이 최고조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1년 전부터 콘크리트와 강철 방호벽으로 무장하고 있는 미 국무부도 7일 하루 정문 현관을 폐쇄하고 보안조치를 한층 강화했다.

이 때문에 국무부 방문객들은 예전처럼 현관 바로 앞에서 하차하지 못하고 다리품을 팔아야 했다.

수백만명의 미국 연방건물 방문객들은 금속 탐지기를 통과하고 질문에 답해야 하며 출입증을 부착해야 했다.

이밖에 워싱턴 전역에서 금속탐지기와 무장경비대, 대형 화분으로 위장한 폭탄방지장벽 등이 관광명소 만큼이나 눈에 띄고 있다.

워싱턴 내 최일급 보안대상인 백악관의 경우 보안경계가 대폭 강화된지 이미 오래다.

무장직원들이 입구를 지키는 것은 기본이며 저격병들이 백악관 지붕 위를 24시간 순찰하고 있다.

지난 93년 중동테러리스트들의 세계무역센터 폭파 이후 백악관 앞 펜실베이니아거리는 폐쇄됐다.

미 국무부는 지난 5일 전세계를 여행 중인 모든 미국인들에 대해 일상업무를 피하는 한편 소포물을 조심하고 외출도 자제할 것을 다시 경고한 바 있다.

한편 7일 워싱턴과 아프리카 케냐 양국에서는 당시 희생자에 대한 추모식이 거행됐다.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은 워싱턴에서 외교관들과 정부관리들이 참석한 가운데 추모식을 갖고 "미국은 결코 위협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며 모든 폭파범들이 처벌될 때까지 잠자코 있지 않을 것" 이라고 강조했다.

케냐도 이날을 국가 추모일로 선포하고 나이로비의 옛 미 대사관 건물 뜰에 모여 당시 희생된 사람들에 대한 추도식을 가졌다.

아프리카 케냐와 탄자니아의 미 대사관에서는 지난해 8월 7일 강력한 폭탄테러가 발생, 모두 2백24명이 목숨을 잃고 5천여명이 부상을 당했다.

미 정부는 대사관 폭탄테러 사건을 배후에서 조종한 혐의로 국제 테러리스트 오사마 빈 라덴을 '10대 수배자' 명단에 올려놓은 상태다.

[워싱턴 AP= 연합],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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