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내각 첫 아랍계 외무부차관 나와프 마살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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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이스라엘 건국 이후 아랍계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나와프 마살하 (55.노동당) 의원이 내각에 진출했다.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 5일 그를 아랍계 출신으로는 역대 최고위직인 외무부 차관에 임명했다.

마살하는 앞으로 다비드 레비 외무장관 밑에서 이스라엘의 대외관계와 중동평화 협상에 관한 업무를 수행한다.

파르시 자도크 이스라엘 총리 대변인은 "마살하 외무차관의 기용은 바라크 총리가 유대계와 아랍계를 차별하지 않겠다는 자신의 선거공약을 이행하는 것" 이라고 밝혔다.

레비 외무장관도 "이스라엘은 물론 주변국들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 이라며 그의 임명을 환영했다.

마살하도 자신의 내각 진출에 대해 "유대계와 아랍계의 통합을 위해 매우 유익한 조치" 라고 소감을 피력했다.

특히 그는 "다른 부처도 아닌 중동평화협상을 주도하는 외무부에 들어온 것에 의미가 있다" 면서 "주변 아랍국들과의 평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고 다짐했다.

그러나 마살하는 "이제 아랍계 출신 장관이 나올 때도 됐다" 며 장관직에 오르지 못한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88년 의회에 첫 진출한 마살하는 의회 대변인.외무국방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한 3선의 중진 정치인. 이스라엘 전체 인구 약 6백만명 중 아랍계는 6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한편 정치권 일각에서는 바라크 총리가 중동평화협상 과정에서 와이리버 협정 이행 문제로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수반의 반발에 부닥치자 이를 무마하기 위해 마살하를 내각에 임명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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