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 시내에 사무실 내기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김영삼 (金泳三.YS) 전 대통령이 지난 주말 "서울 시내에 1백여평 규모의 사무실을 내겠다" 고 행정자치부에 공문을 보냈다고 상도동측이 4일 밝혔다.

김기수 (金基洙) 비서관은 "이 사무실은 외국인 접견.수행원 사무실 등에 사용하기 위한 것" 이라며 "민주산악회나 정치활동과는 관계 없다" 고 말했다.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과 그 시행령에는 전직 대통령의 사무실과 교통.통신시설 등에 관한 정부의 지원이 규정돼 있다.

이는 YS가 경비.경호와 감시가 심한 상도동 안방정치에서 벗어나 현실정치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상도동측은 또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가 3金 청산과 소속 당원의 민주산악회 참여 금지를 분명하게 밝힌 데 대해 "적과 동지도 구분하지 못하는 태도" 라고 반발했다.

과거 민주산악회 (민산) 회장을 맡았던 한나라당 김명윤 고문도 즉각 "민산을 왜 적군으로 생각하느냐" 고 李총재에게 따졌다.

金고문은 李총재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 민주계 의원 20여명과 5일 오찬을 하면서 민산 참여문제를 논의한다.

정재문 (鄭在文) 의원 등 부산 출신 의원들은 "李총재의 그 말은 민산이 정치단체가 됐을 때 할 얘기" 라고 지적했고 강삼재 (姜三載) 의원 등 민주계 의원들은 "5일 회동에서 뜻을 모을 것" 이라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李총재쪽으로 줄을 서려는 부산.경남 (PK) 의원을 겨냥한 듯 "YS가 살생부를 만들었다" 는 괴소문마저 나돌고 있어 한나라당 내부에는 전운 (戰雲) 마저 감도는 분위기다.

최상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