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교향악단 여름을 잊은 '릴레이' 공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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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KBS교향악단에게 8월은 더 이상 음악공연의 비수기가 아니다. 외국 같으면 오프 시즌이라 해서 교향악단이 긴 휴가를 즐기지만 KBS교향악단은 지난해 상임지휘자로 취임한 드미트리 키타옌코가 8월 내내 서울에 머물면서 모두 6회나 공연을 갖기 때문이다.

상임지휘자 취임 후 키타옌코의 첫 야심찬 기획인 이 연속 공연에서 그는 장기인 오페라 레퍼토리와 러시아 음악의 향연을 펼친다.

우선 13일 오후 7시 30분 KBS홀에서 열리는 오페라 갈라 콘서트. 소프라노 박정원.메조소프라노 김현주.테너 신동호.바리톤 유지호 등 국내 정상급 성악가들과 인천시립합창단이 '라보엠' '라 트라비아타' 등 푸치니와 베르디의 오페라 하이라이트를 부른다.

19일 KBS홀, 20일 예술의전당에서 잇달아 열리는 정기연주회에서는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중 가장 널리 알려진 제5번을 연주한다.

KBS교향악단 악장인 바이올리니스트 김복수가 베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도 협연할 예정이다.

26~28일 오후 7시30분 KBS홀에서는 3일간 '차이코프스키 페스티벌' 이 열린다. 차이코프스키는 러시아 작곡가 중 대중적인 인기 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국내에서도 베토벤.브람스.모차르트 다음 가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천부적인 멜로디스트인 데다 듣는 이의 심금을 울리는 관현악 편곡이 차이코프스키 음악의 매력이다.

26일 연주곡목은 첼리스트 송영훈이 협연하는 '로코코풍 주제에 의한 변주곡' 과 교향곡 제4번. 27일은 바이올리니스트 트리샤 박 (24) 의 국내 데뷔 무대에 이어 러시아 출신 소프라노 마리나 라피나, 바리톤 보리스 쿠드랴프체프의 아리아와 중창도 선보인다.

마지막 날 연주는 지난 10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내한 독주회를 가진 '건반 위의 젊은 사자' 보리스 베레초프스키의 피아노협주곡과 교향곡 제5번.

트리샤 박은 길 샤함.장영주.김지연 등을 길러낸 줄리아드의 명교수 도로시 딜레이가 한국 음악계를 위해 숨겨 놓은 마지막 보석. 재미동포 2세로 시애틀에서 태어난 트리샤 박은 15세 때 시애틀심포니와 협연하며 데뷔했다.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핑커스 주커만은 댈러스심포니와의 협연을 보고 '보석같은 아티스트' 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 인연으로 91년 여름 박씨는 애스펀 음악제 개막 갈라콘서트에서 주커만과 비발디의 '2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 을 협연하기도 했다.02 - 781 - 2244.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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