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외국인에 욕하고 삿대질 한국 다시 찾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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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얼마전 시장의 과일가게 앞에 한 외국인이 서 있었다.

과일가게 주인인 듯한 아줌마가 일방적으로 그 외국인에게 마구 삿대질을 하며 욕을 해대는 것이었다.

뭔가 오해가 있었나본데 한국말을 모르는 그 외국인은 멍하니 아줌마만 바라보고 있었다.

몇 분이 지나자 외국인은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사라졌다.

과연 그 외국인은 한국에 다시 오고 싶은 마음이 들지 의문이 생겼다.

지난해에도 비슷한 경우를 보았다.

종로에 있는 Y문고에서 책을 고른 뒤 카운터에서 계산할 때였다.

한 외국인이 미술 관련 잡지를 들고 카운터로 다가와 여직원에게 책에 대해 영어로 몇 마디 물었다.

그러자 여직원은 "이 사람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라고 신경질적으로 혼잣말을 하더니 "I don' t know" 라고 딱 잘라 말했다.

외국인이 계속 영어로 물어보자 '밑에 가서 물어보라' 는 시늉을 하면서 계속 "Down, down…. " 만 반복했다.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서울의 대형 서점이라면 카운터 정도에서는 외국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을 둬야 하지 않을까. 아무리 국제화를 외치고 한국으로 오라고 해외광고를 한들 외국인들과 접할 기회가 많은 곳에서 이렇게 좋지 않은 이미지를 보여주면 어느 외국인이 한국을 다시 찾겠는가.

외국인을 좀 더 친절히 대하려는 마음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김혜진 <서울 성북구 정릉1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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