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경 "대우 金회장 진퇴 시장에 맡겨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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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강봉균 (康奉均) 재정경제부 장관은 김우중 (金宇中) 대우회장의 조기퇴진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한편 정부와 채권단은 대우 계열사 중 대우중공업에 대해 맨 먼저 출자전환을 실시하고, 최근 환매사태가 일고 있는 대우그룹 관계사 서울투신에 대해 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채권단 전담팀은 2일까지 대우로부터 재무구조개선약정 수정안을 제출받아 5일께 대우 계열사 처리에 대한 종합보고서 초안을 만든 뒤 운영위원회를 통해 11일까지 최종 확정한다는 방침을 마련했다.

◇ 金회장 조기퇴진론 = 康장관은 1일 오전 KBS 일요진단에 출연, "金회장이 가진 것 모두를 버릴 각오로 구조조정을 하고 물러나겠다고 한 약속을 믿자" 면서 "이 약속을 못믿겠다는 사람들에게 金회장의 (진퇴와 관련한) 소유권은 시장에서 판가름난다고 말하고 싶다" 고 밝혔다.

그는 이어 "소유지분이 모두 없어질 경우엔 주주들이 金회장을 전문경영인으로 선택할 가능성이 있을 수 있고, 구조조정에 따라 대외신뢰가 회복돼 지분정리를 다 안하고 소유권이 일부 남을 때는 그에 해당하는 경영권을 확보하는 경우도 있다" 고 설명했다.

康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최근 대우사태와 관련해 금융시장이 극도의 혼란을 보이면서 채권금융기관들의 출자전환 등을 통해 가능한 한 빨리 金회장을 퇴진시켜야 한다는 여론이 고개를 들고 있는 데 대해 반대입장을 드러낸 것이다.

◇ 대우중공업 출자전환 = 정부 고위 관계자는 1일 "채권단이 출자전환 대상을 선정할 경우 조선부문의 분리매각이 추진되고 있는 대우중공업이 1순위가 될 가능성이 크다" 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대우가 매각 또는 외자유치를 추진하고 있는 계열사들은 대부분 덩치가 작거나 원매자들과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대우중공업의 경우 덩치가 너무 커 이를 분리매각하는 과정에서 출자전환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고 말했다.

대우중공업은 자산이 많은 건실한 기업인데다 조선부문에서 5년 연속 흑자를 보고 있다.

◇ 서울투신운용 지원 = 금융감독위원회 관계자는 1일 "투신권 전체의 환매사태는 진정됐으나 서울투신에는 악성루머가 돌아 하루 평균 2천억원 이상의 환매가 계속되고 있다" 며 "현재까지는 자체적으로 환매에 대응하고 있으나 환매 규모가 계속 늘어날 경우 한국은행의 자금지원 등을 통해 유동성을 지원할 방침" 이라고 밝혔다.

금감위는 서울투신에 대한 환매가 지속될 경우 안정을 찾아가는 자금시장이 다시 흔들릴 가능성이 있고 대우의 구조조정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금감위는 기관투자가에 대한 환매는 중단조치를 내렸지만 일반 개인에 대해서는 정상적으로 환매해 주도록 하고 있다.

김광기.곽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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