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여름친구] 차광호 신부의 소외청소년 캠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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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무덥다. 도심 포장도로에서 훅훅 열기가 불어오고 눈 시원한 마산 앞바다마저 끓어오르는듯 하다.

그러나 산과 들에서는 곡식과 과일이 착실하게 여물고 있다. 이 여름에 나는 세상의 반석인 청소년들과 함께하고 싶다.

소외되거나 부모가 없는 보호시설의 청소년들을 위한 캠프 (350명, 8월 12 - 14일, 산청 청소년 수련원) 와 가출 청소년들을 위한 여름캠프 (50명, 8월 27 - 29일, 거창) 를 마련하고 있다.

가난하고 소외되고 버림받은 이들의 우선적 선택이 가톨릭의 정신이다. 그리고 마산교구가 10월에 주최하는 국제 교류를 위한 심포지엄에 반석재단이 참여하는 준비로 이번 여름을 나야한다.

천주교 마산교구는 지난 4월 '하느님 사랑 청소년 사랑' 이라는 표어와 함께 재단법인 반석청소년 재단을 설립했다. 정부도 청소년과 관련된 제반 육성법을 정비하고 실시하면서 종교 단체들의 협조와 참여를 요청한 바 있다.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 하여야 하는 교회로서도 이미 그 자체로 책임과 사명을 지니고 있다.

천주교는 교회 내에서 주일학교라는 일종의 대안학교를 통해 주로 신자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신앙교육 뿐 아니라 학교나 가정에서 부족하고 필요로 하는 교육과 행사들을 보충하는 전인교육을 체계적으로 실시해 오고 있다.

그러나 교회는 자신의 울타리를 넘어 이 시대의 모든 청소년을 위한 '열린 교회' , '세상 안에서의 교회' 로서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우리 반석재단의 기본 사업은 청소년 육성에 필요한 시설의 설치 및 수탁 운영.각종 수련활동 및 프로그램 개발과 보급.교재 연구와 자료집 발간.지도와 상담.부모 교육과 지도자 양성.국제 교류와 연대 등이다.

그리고 가톨릭 농민회의 협조를 얻어 귀농자들을 정착시켜 청소년을 대상으로 생명과 환경을 주제로 하는 수련장으로 꾸밀 계획이다.

교회가 법인화를 통하여 청소년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그래서 반석재단은 뜻을 같이하고 함께 참여할 사람들을 언제나 환영한다.

특히 정부는 청소년 문제에 대한 협조요청과 더불어 보다 합리적이고 적극적인 지원과 배려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청소년과 관련된 제반 문제는 우리 모두의 문제이기도 하며, 지금 청소년들의 모습은 미래의 모습을 현재에 보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차광호

(천주교 마산교구 청소년국장.반석 청소년재단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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