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월드] 세계일주 귀향 美릭던 "세상 확 바뀌었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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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어쩜 다른 세상에 온 것 같아요. 2년만에 세상이 확 바뀌었어요. 생활속에 인터넷이 이렇게 깊숙이 자리잡을 줄은 정말 몰랐어요. " 뉴욕에 거주하는 존 인디애나 릭던 (29)에게는 요즘 하루하루가 신천지다.

2년 전 친구 에릭과 함께 지구촌 사이클 여행을 마치고 이달 초 고향으로 돌아온 그녀는 '디지털' 혁명을 실감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그동안 자신이 느낀 세상변화에 대한 충격과 경험을 28일자 월스트리트저널지에 기고했다. 세상의 변화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자는 취지에서다.

그녀는 97년 초 사이클 세계여행을 떠나기 전 자신의 가정과 주위상황부터 풀어나갔다.

"당시 인터넷은 채팅을 하며 시간을 보내기 위한 (50대 이하) 사람들의 공통된 공간이었죠. 메일을 보내며 친구들의 안부를 묻기도 하고 또 2백K 속도로 (야한) 사진을 전송받아 즐기기도 하는 일종의 휴식공간이었습니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죠. " 이달 초 에릭과 그녀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끝으로 2년에 걸친 세계여행을 마치고 비행기로 귀국했다.

집으로 돌아온 그녀의 첫 느낌은 '세상이 뭔가 이상하다' 는 것. 가는 곳마다, 보는 것마다, 만나는 사람마다 인터넷과 웹사이트 디지털 얘기가 화제였다.

특히 에릭의 여동생 캐티의 변화가 충격적이었다. 여행을 떠나기 전 그녀는 멕시코 식당의 종업원. 종일 음식 나르고 계산서 정리하느라 스트레스를 호소했던 그녀가 디지털 아티스트로 변신해 있었다.

일감도 많아 밤새우기 일쑤라고 했다. 조그만 제조업체에 다니던 에릭의 사촌은 인터넷 정보제공업체에 취직해 있었다. 집안식구는 물론이고 캐티의 친구들도 온통 온라인 정보이용비가 너무 많이 나왔다며 불평이 가득했다.

버스와 지하철에도 인터넷 광고 일색.

며칠 전 캐티는 자동차 면허증을 갱신해야 한다고 했다. 릭던은 그녀가 당연히 시청 자동차면허과로 가서 3시간쯤 줄을 서는 곤욕을 치르려니 생각했다.

그러나 캐티는 인터넷 웹사이트 (http://www.nydmv.state. ny.us/licence.htm)에 들어가선 양식을 기재하고 최근 사진과 함께 메일 전송으로 간단히 처리하는 것이었다.

며칠 후 캐티는 새 면허증이 도착했다고 자랑했다. "이게 진짜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인지…. "

최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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