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모 찾아주오" 애끓는 순천시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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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자식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 이렇게 없다는 게 답답하기만 합니다. 억지로 공식 행사에 참석해 웃음을 지어야 할 때면 공인이라는 사실이 후회스럽기까지 해요."

조충훈(51) 전남 순천시장은 통화 도중 갑자기 허탈함을 느낀 듯 말을 잇지 못했다. 어머니 최복임(79)씨가 지난달 12일 오전 6시쯤 산책 도중 사라진 지 벌써 한 달이 넘었기 때문이다.

조 시장은 사례금 5000만원을 내걸고 전국에 전단을 뿌렸다. 노인찾기 종합센터에도 가출노인 등록을 해놨다. 순천 경찰은 최씨가 교통사고를 당한 후 멀리 떨어진 곳에 유기됐을 가능성까지 수사했다. 그 결과 광양시에서 9년 전 발생한 뺑소니 운전자를 체포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최씨는 24일 현재 생사조차 알 수 없다.

조 시장은 "실종 이틀 전까지도 직접 금전출납부를 쓸 만큼 기억력이 또렷하셨던 분이기에 크게 주의를 기울이지 못한 게 이런 불효를 저질렀다"며 "정부 차원에서도 노인 실종 문제에 구체적인 대책을 세워야 할 때임을 절감한다"고 말했다.

조 시장의 모친 최씨는 150cm 키에 허리가 굽었으며, 행방불명 당시 검정 바탕의 꽃무늬 상의와 검정 바지를 입고 있었다. 061-749-3231, 011-609-38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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