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세딸 입양하고 한국찾는 패트 로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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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캐틀린, 너는 자랑스런 한국인임을 잊지 말아라. " 캐나다인으로서 한국인 세딸을 두고 있는 패트 로바 (49.여) .로바는 셋째딸 캐틀린 (11) 과 함께 국제 로타리 제3640지구 (총재 鄭鎭元) 의 초청으로 지난 17일 한국을 찾았다.

캐나다 한인양자회 소속 한국인 입양아 14명과 함께 방한 (訪韓) 한 로바는 이들보다 감회가 더욱 남다르다.

로바가 한국인과 인연을 맺은 것은 82년. 한국 어린이를 입양한 친구가 단란한 가정을 꾸리는 것을 지켜본 로바는 당시 갓난아기였던 미아 (18) 를 입양했다.

로바는 예쁘게 자라나는 미아를 보면서 이후 85년에 둘째 엘레나 (15) 를, 87년에 셋째 캐틀린을 입양해 세딸의 어머니가 됐다.

이미 92, 96년 한국을 두차례 방문한 로바는 "미아와 엘레나도 한국에 와본 후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것 같았습니다. 캐틀린도 그렇게 되길 바라고요. " 평범한 주부로 아이들을 입양해 키우던 로바는 올해초 사회사업가 자격증을 따냈다.

"입양아를 돌보고, 입양아 신분을 받아들이지 못해 비뚤어진 아이들을 상담하는 일입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쏟았던 만큼의 사랑을 다른 입양아들에게도 전하고 싶습니다" 고 소망을 밝혔다.

2년 전부터 한국인 가정교사를 두고 한국어와 가요, 음식 등을 접하게 했고 한국문화를 배울 수 있는 캠프에도 보낼 만큼 로바의 '한국인 세딸 키우기' 는 유별나고 특별했다.

세 딸들에게 한국을 느끼게 하기 위해 어김없이 이번에도 한국을 찾은 로바는 때론 '기른정' 이 '낳은정' 보다 더 위대함을 보여주고 있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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