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초점] 구조조정 발표 대우그룹 주가 향방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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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대우그룹이 고강도 구조조정계획을 발표함에 따라 대우계열 상장사들의 향후 주가 추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우그룹 상장사들은 그동안 다른 5대 그룹상장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증시 활황의 수혜를 입지 못했다.

12개 상장사 중 주가가 1만원을 넘어서는 곳은 대우증권과 한국전기초자 단 2곳뿐이며, 지난 주말기준으로 액면가 5천원이 안되는 종목도 대우중공업과 경남기업.쌍용차 등 3곳이나 된다.

그룹 상장사 평균주가 상승률이 67%에 이르렀지만 올들어 주가상승률이 2백60%를 웃돈 한국전기초자를 제외하면 평균 주가는 약 31% 오른데 그쳤다.

주가가 전반적으로 낮아 올들어 유상증자를 실시한 대우그룹 계열사는 아직 한군데도 없다.

최근 주가 상승으로 ㈜대우와 대우자동차판매만이 이달중 유상증자를 실시할 예정이며, 대우증권이 유상증자계획을 발표했을 뿐이다.

만일 대우그룹이 구조조정에 성공한다면 계열사 주식들은 지금보다 크게 오를 것이라는데는 증시전문가들 사이에 이견이 없다.

현재 외자유치협상이 막바지 단계에 이른 것으로 알려진 대우전자나 조선부문 매각을 추진중인 대우중공업 등은 협상이 순조롭게 타결될 경우 구조조정 수혜 종목 1순위가 될 전망이다.

또한 대우가 자동차와 ㈜대우를 중심으로 한 그룹 재편을 천명한만큼 그동안 매각대상이 아니라고 밝혀왔던 대우증권의 향방도 새로운 변수다.

현재 대우그룹측은 대우증권에 대한 명확한 매각의사를 밝히고 있지 않다.

그러나 2분기 순이익 (추정) 이 3천2백억원으로 업계 선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진 대우증권이 대우그룹에서 떠나 자유로운 몸이된다면 영업력이나 실적으로 볼때 5만~8만원대인 현대증권이나 삼성증권 못지않은 수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또한 대우의 계획대로 대우자동차 부채문제를 풀 수 있다면 대우자동차의 2대 주주인 대우중공업 (98년말 지분율 64.3%) 과 ㈜대우 (19.9%) 의 주가 역시 상승세를 탈수 밖에 없고, 자동차 관련사인 대우통신 (대우정밀 합병 예정) 이나 대우자동차판매 등도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문제는 과연 대우의 구조조정이 성공할 것이냐는 것. 상당수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대우가 구조조정안을 한두번 내놓았느냐" 며 다소 유보적인 자세를 보였다.

한 증권사 기업분석담당 책임자는 "실제 가시적인 외자유치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시장의 신뢰가 회복될 것" 이라며 "이런 문제들이 풀리고 기관투자가들이 대우그룹 주식을 적극 사기 시작해야 대우 주식들이 상승세를 탈 수 있을 것" 으로 내다봤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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