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네디 2세 비행기 실종…2대 걸친 비극 미국 울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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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케네디가 (家) 는 무슨 업보 (業報)가 씌워진 것일까. 잊혀질 만 하면 비극이 닥치는 케네디가의 연속 비운 (悲運)에 세계가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케네디가는 조지프 케네디 전 영국대사 이후 3대에 걸쳐 대통령 1명.상원의원 3명.하원의원 2명 등 단일 가문으로는 가장 많은 정치인을 배출한 미 정계 최고의 명가 (名家) .

그러나 가족 중 많은 사람이 암살되거나 사고로 목숨을 잃고 스캔들에 휘말리는 등 끝없는 비운을 겪어왔다.

40여년 동안 명을 다하지 못하고 숨진 사람만 7명. 미숙아로 숨진 케네디 2세의 형 패트릭까지 합치면 8명이다.

케네디가의 비극은 케네디 대통령의 형 조지프 케네디 2세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공군 조종사였던 조지프는 2차세계대전 중인 44년 베를린 공습에 참여했다 피격돼 29세의 젊은 나이로 생을 마쳤다.

시신은 물론 유품 한점 건지지 못했다.

60년 미국의 제35대 대통령에 당선된 존 F 케네디는 63년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공산주의자 리 하비 오스왈드에 의해 암살됐다.

케네디 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슬픔이 채 가시기도 전인 68년 동생 로버트 (당시 42세)가 민주당 대통령 후보 지명을 위한 예비선거운동 도중 로스앤젤레스에서 피살됐다.

케네디 전 대통령의 누이동생 캐슬린도 48년 프랑스에서 비행기 추락사고로 28세의 짧은 삶을 정리했다.

또 다른 여동생 로즈 메리는 어린 시절 받은 뇌수술이 잘못돼 평생 장애인으로 살고 있다.

막내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 (매사추세츠) 은 69년 이번 케네디 2세 참사 지역과 가까운 매사추세츠주 채퍼퀴딕 섬의 한 다리에서 차를 몰고가다 강에 추락,가까스로 목숨을 건졌으나 여비서 메리 조 코페네치는 결국 숨진 채 발견돼 따가운 여론의 질타를 받아야 했다.

케네디가의 비운은 2세대에서 그치지 않았다.

케네디 2세의 동생 패트릭은 아버지가 암살당하기 3개월 전 미숙아로 태어나 36시간만에 사망했다.

로버트 케네디의 아들 데이비드는 29세 때인 84년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휴양지 호텔에서 약물 과다복용으로 숨졌다.

데이비드의 동생 마이클 (당시 39세) 역시 97년 콜로라도의 한 스키장에서 가족들과 스키를 즐기던 중 사고로 숨졌다.

뉴욕 = 신중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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