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칼럼] 중국펀드 이건 알고 투자하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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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회복기에는 중국과 브라질에 주목하라’
‘종목 장세, 섹터펀드 함박웃음’
‘펀드 놔둘 걸, 울고 싶은 개미들’

1~2년 전 신문기사 제목이 아니다. 얼마 전 모 일간지에 실린 기사 제목들이다. 2005년부터 불기 시작한 펀드 열풍은 그 해 국내펀드에서 100% 이상의 수익률로 보여주었고, 2006년에는 중국펀드를 중심으로 한 해외펀드들이 다시 100% 이상의 수익률로 투자의 정점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2007년에 주식시장은 상승세를 탄 반면에 펀드 시장의 수익률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여주더니 급기야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로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가 펀드 수익률의 폭락세로 이어졌다. 펀드투자는 곧 쪽박의 지름길, 본전만 찾아도 대단하다는 분위기로 흘러갔다.

그런데 최근의 분위기는 다시 언제 그랬냐는 듯 자본시장 통합법이 시행되면서 투자자 보호제도가 강화되어 설문조사를 하고 꽤 많은 서류를 작성하고 절차가 까다로워졌다는데도 펀드에 대해서 꽤 많은 질문을 받고 있다.

‘요즘 중국 펀드가 괜찮다는데 지금 들어가도 될까요?’
‘펀드투자가 다시 뜬다는데 바닥을 쳤겠죠? 투자를 해야 하나요?’

역시 막연한 기대감으로 중국, 브라질, 펀드 등의 산을 보고 투자를 하는 투자자들의 질문들이다.
‘아니, 이 양반이? 중국이나 브라질 정도 나왔으면 나무를 보고 투자를 하는 거지 어디 이게 산인가?’라고 반문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제는 점점 세분화되어 진행되는 것이 투자다. 같은 중국 펀드를 가입하더라도 최소한 몇 가지 사항은 알고 투자를 해야 한다.

우선 중국 펀드는 중국 본토시장(상해A)에 투자하는 펀드와 홍콩 H주 시장에 투자하는 펀드로 나눌 수 있다. 이 두 시장은 거래 종목 수, 거래 업종 비중, 거래 통화, 투자자 등에서 다소 차이가 있기 때문에 중국 펀드에 투자 한다고 하면 최소한 이러한 사항은 알고 투자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즉 중국 본토와 홍콩 시장에 동시 상장되어 있는 종목 가격차를 보면, 현재 홍콩 H주가 40% 정도 할인되어 거래되고 있다. 중국 주식을 살 수 있는 시장은 크게 중국 본토 시장(상해 A주와 B주 시장, 심천 A주와 B주 시장)과 홍콩 시장(H주와 Red Chip 그리고 기타 시장)으로 나뉜다.

중국 본토의 A주는 중국 내국투자자들과 적격외국인 기관투자자(QFII : Qualified Foreign Institutional Investors•공인 외국 기관투자가)가 투자하기 때문에 통화는 중국 위안화이다. 종목 수는 1,573개의 종목이 상장되어 있고 하루 평균 거래 금액은 1,158억 위안이 거래되고 있다. 최근에 국내 운용사들이 중국 본토에 투자할 수 있는 적격외국인 기관투자자 자격을 취득해서 서서히 상해A에 투자하는 펀드가 많아지고 있다.

중국 본토의 B주는 상해와 심천이다. 상해는 US 달러로 심천은 홍콩 달러로 거래가 되고 일일 거래 금액은 미약한 편이다. 홍콩의 H주는 홍콩 달러로 149개 종목이 거래되고 있다. 중국 본토에 설립된 회사나 홍콩 시장에 상장된 기업들이 거래되고 있으며, 주로 홍콩에 거주하는 투자자나 외국인들이 투자를 하고 있다.

국내 펀드에 많이 투자한 중국 본토 A주 시장과 홍콩 H주 시장의 차이점을 살펴보면, 첫째, 중국 본토 A주는 홍콩 H주에 비하여 종목 수와 거래량이 많아 종목 선정 폭이 더 넓다. 둘째, 업종 구성의 차이로 A주는 금융 27%, 산업재 19%, 소재 15% 등 다양하게 분산된 반면 H주는 금융주가 72%를 차지하고 있다. 셋째, 중국 본토는 외국인보다는 개인 투자자에 의해 움직이는 시장인 반면 홍콩 시장은 해외 기관투자자의 비중이 높아 글로벌 시장의 움직임에 크게 영향을 크게 받는다.

따라서 투자하는 펀드의 투자 지역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진다. 아직까지는 홍콩H에 투자되는 펀드의 수익률이 좋게 나오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상해A에 투자되는 펀드에도 관심을 가져볼 만 하다. 또 중국 내수 소비시장의 잠재력과 중국 정부의 국내경기 회복에 대한 의지와 안정대책을 감안해보면 수출 주도형 국가인 중국의 변신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에, 향후 오히려 제조업체 보다는 서비스나 내수소비와 관련된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기존에 중국펀드에 가입되어 있는 투자자라면 현재 본인이 가입하고 있는 중국펀드의 투자지역과 투자업종을 거래 금융기관을 방문하거나 인터넷을 통해서 확인하고, 전체적인 포트폴리오 상에서 분산투자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를 점검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기준일: 2009년 9월17일(1년 성과 정렬)
대상펀드: 설정액 100억 이상, 중국투자펀드(단 중국본토 투자펀드제외) 중 환헤지펀드
출처: 제로인


미국과 함께 세계 양대 산맥으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인 나라가 바로 중국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에서도 최소 6%가 넘는 성장률을 보이는 나라가 중국이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중국투자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서기수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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