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11년 만에 보수연정 출범 확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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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27일(현지시간) 치러진 독일 총선에서 앙겔라 메르켈(사진) 총리가 이끄는 중도 우파의 기민·기사당 연합이 압승을 거둬 메르켈의 연임이 확정됐다.

투표가 끝난 오후 6시 발표된 출구 조사 결과 기민·기사 연합은 33.5%를 득표, 중도 좌파의 사민당(23.5%)을 10% 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메르켈은 선거 기간 동안 약속한대로 중도 우파 노선의 자민당(14.5%)과 보수 연정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출구 조사 결과를 볼 때 11년 만에 보수 연정 출범이 유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05년 선거에서는 기민·기사당 연합이 사민당에 1%포인트 차의 신승을 거두면서 대연정을 결정한 바 있다.

메르켈이 이끄는 중도 우파의 기민·기사당 연합은 선거전 초반부터 줄곧 큰 격차로 좌파인 사민당을 크게 앞서 나갔다. 그러나 선거를 일주일 남기고 전통적인 사민당 지지기반인 좌파 세력이 결집하면서 사민당이 7% 포인트까지 추격했다. 그 때문에 사민당과의 좌우 대연정이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부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기민당의 메르켈과 사민당의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후보는 선거전 막판까지 대연정에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하고 유권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26일 G20 정상회담을 마치고 귀국한 메르켈은 공항에서 바로 베를린의 지지자 모임을 찾았다. 그는 “막판까지 독일을 위해 무엇이 중요한지 올바른 선택을 해달라”고 호소했다.

현지 언론은 독일의 국제적인 위상을 높이는데 주력해온 메르켈이 G20 정상회담을 선거 운동에 활용했다고 풀이했다. 선거기간 동안 지지율 상승에 고무된 사민당의 슈타인마이어 후보는 “중도우파 연정을 막고 싶은 사람은 사민당에 한 표를 던져달라”고 강조했다.

파리=전진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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