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브리핑] 가요…댄스.발라드 강세 지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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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99년 상반기 가요계는 전반적으로 극심한 불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부익부 빈익빈 현상' 과 '장르 독식현상' 이 더욱 심화됐다고 볼 수 있다.

6월말까지 50만장 이상 음반을 판매한 가수는 S.E.S. 김현정. 김민종. 임창정. 유승준.핑클 (발매순) 뿐. 모두 10대 취향의 댄스.발라드 가수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들을 제외하고 나면 10만장 이상 판매한 가수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이는 주요 음반 구매층인 청소년들의 주머니가 가벼워지면서 '확실한' 음반만을 구입하는 소비패턴 변화의 탓으로 분석된다.

하반기에도 H.O.T 등 10대 취향 가수들의 돌풍은 그대로 유지될 전망이다.

반면 90년대 초.중반 한국 가요계를 이끌어왔던 30대 가수들의 몰락은 가요계의 다양성 제고라는 관점에서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다.

이승환 (40만장) 과 이승철.클론 (20만장) 정도가 겨우 체면을 세웠을 뿐 신해철. 김현철. 박상민 등은 이름값에 훨씬 못미치는 판매고를 기록했다.

이들의 실패는 하반기에 음반을 발표할 김건모.윤상 등의 행보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다.

세계적인 추세인 여성가수의 영향력은 여전히 거셌다.

50만장 이상 판매 가수 6팀 중 절반이 여성팀이라는 점은 이를 증명한다.

이외에도 박정현.박기영.임현정 등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장르면으로는 댄스와 발라드가 변함없는 위력을 발휘하는 가운데 힙합의 부상이 두드러졌다.

드렁큰 타이거.GOD.샤프 등이 가요계의 활력소로 등장했다.

PC통신이 새로운 유통공간으로 떠오르고 있는 점도 주목거리. 통신을 통해서만 홍보가 이뤄졌던 프로젝트 음반 '1999 대한민국' 이나 조PD 등은 방송 활동 없이도 성공할 수 있다는 선례를 남겼다.

이외에도 포크음악이 한국에 도입된지 3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계속 이어져 30대 이상 가요팬의 향수를 달래줌과 동시에 음악의 다양성이 보장돼야 한다는 여론을 만들었다.

팝 음악계는 백스트리트 보이스.리키 마틴과 같은 10대 취향의 가벼운 댄스음악이 인기를 끌었다.

하반기에는 일본 음악개방.합법화한 클럽의 본격적 활동.TV의 오락 프로그램 포맷 변화 등이 영향을 미칠 변수로 떠오른다.

문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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