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O지도] 11. 교통운동단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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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우리나라는 1년 동안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는 사람이 1만여명에 달해 사망률이 부끄럽지만 세계 3위권이다.

이 때문에 교통문제는 90년대 들어 환경과 함께 시민들의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고 관련 시민단체들도 많이 생겨났다.

교통운동단체에서는 교통문화운동본부.녹색교통운동이 쌍두마차격이고 걷고싶은 도시만들기시민연대.교통장애인협회.한국교통시민협회 등이 독특한 분야를 개척해 활동 중이다.

도시교통연구소 소장이었던 박용훈씨가 시민단체로 96년 발족한 교통문화운동본부는 상근자 3명과 매연차량.법규위반 신고를 담당하는 1백50여명의 교통문화.범죄감시단이 활동 중이다.

이 단체는 정부의 교통정책을 감시.비판하는 것이 중심으로 92년 고속도로 전용차로제를 정부에 건의해 실행시켰고 지난해에는 승용차 공회전 줄이기와 경차타기 운동을 벌여 시민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환경친화적 교통체계의 기치를 내걸고 93년 창립한 녹색교통운동은 국내 처음으로 걸어다니는 사람의 권리인 '보행권' 을 제시해 눈길을 모았다.

이들은 일반인이 장애상태에서 지하철 등을 이용해 보는 시민걷기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박은호 정책실장은 "큰 네거리에서 보행권을 확보하기 위해 횡단보도 설치운동을 벌여 지난해 서울 광화문 네거리와 신촌에 횡단보도를 설치했다" 고 말했다.

도시계획 전문가인 강병기 (구미대학 학장) 교수와 고려대 김우창 (영문과) 교수가 공동대표를 맡고 1천여명 회원이 활동 중인 걷고싶은 도시만들기시민연대는 자동차 위주인 도로체계의 문제를 지적하면서 97년 활동에 나섰다.

이들은 주요 도시별로 거리평가 사업을 진행, 지난해 인사동을 '역사문화를 살린 걷는 거리' 로 만들자는 운동을 펼쳐 각계의 호응을 받았다.

90년 교통사고피해자상담실 (02 - 847 - 1112) 을 개설, 활동을 시작한 한국교통장애인협회는 지금까지 25만여명으로 추산되는 교통사고 유자녀 돕기운동을 적극 주도하고 있다.

후원 회원만 8만여명인 이 단체는 93년 교통사고유자녀센터를 발족, 지난해 1천여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했고 매년 1백여명의 유자녀들에게 정신적 충격을 치료하는 인성개발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뺑소니 교통사고 추방운동을 벌이다 지난해 본격적인 교통시민단체로 발족한 한국교통시민협회는 뺑소니 감시단 (지난해 7백여명) 을 운영 중이며 올해는 전국 2백25개 경찰서를 중심으로 각각 60명씩의 감시단을 이달 말까지 창설할 계획이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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