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NEC.히타치 제휴 파장…국내업계 반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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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국내업계는 NEC와 히타치간의 합작과 관련, 충격 속에서도 최대 난제 (難題) 였던 반도체시장의 공급 과잉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전자의 최수 이사는 "이번 합작으로 단기적으론 반도체 감산효과가 나타나면서 반도체 가격이 올라 국내업체들의 수출 채산성이 좋아질 것" 으로 내다봤다.

더구나 국내에서도 현대전자와 LG반도체간의 합병이 이뤄져 결과적으론 세계 반도체시장을 주도하던 한국과 일본이 그간 상실했던 가격조정 기능을 되찾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삼성전자측도 "이번 제휴는 현대전자의 LG반도체 인수 등과는 차원이 다른 세계 반도체업계 구조조정의 완결판으로 봐야 한다" 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합작으로 세계시장에서 국내업체와 일본업체간에 더욱 치열한 선두 다툼이 벌어질 것은 분명하다.

우선 NEC - 히타치 양사는 최첨단 기술을 갖고 있다. 게다가 그동안 과다한 임금과 생산시설로 뒤떨어졌던 가격 경쟁력 문제를 합작으로 전문 인력과 생산시설을 공유함으로써 해소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

NEC는 내년 상반기까지 영국 등에 3백억~4백억엔 (약 3천억~4천억원) 을 투자해 64메가D램 생산량을 지금의 2.5배인 월 3천만개까지 늘린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맞서 삼성전자 등 국내업계도 이미 대책을 마련해놓고 있다.

삼성은 현재 3천만개 수준인 메모리 반도체 월 생산량을 신규라인 증설 등을 통해 5천만~6천만개로 늘려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계속 지킨다는 전략이다.

특히 생산체제도 램버스D램 등 고부가가치 상품 위주로 전환할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또 현대도 LG반도체 인수작업과 라인정비가 마무리되는 연말께 양사의 인력과 시설을 효율적으로 가동해 삼성과 비슷한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이때문에 장기적으로는 한.일간 과잉경쟁으로 지난 96년 같은 공급과잉에 따른 가격폭락 사태가 재현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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