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빈곤 등 복잡다기한 사회 문제 다양성 존중하는 유학으로 풀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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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유학(儒學)은 한국인의 DNA와 핏속에 흐르는 사상입니다. 다양성을 존중하는 유학이 조화로운 세상을 만드는 데 충분히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국제유학연합회 제4대 이사장으로 선출된 서정돈(66·사진) 성균관대 총장은 현대 사회에서 유학의 의미와 가능성을 이렇게 강조했다. 23일 열린 국제유학연합회 이사회에 참석하기 위해 중국 베이징(北京)을 방문한 서 총장은 이사장을 맡게 된 소감과 앞으로 활동 포부 등을 밝혔다. 유학 사상의 연구·계승과 세계화를 목표로 1994년 출범한 연합회는 한국·중국·일본·대만·베트남·싱가포르·미국·독일 등 21개국 유학자로 구성된 국제 학술연구단체다. 임기 5년에 연임이 가능한 이사장 자리에는 최근덕 성균관장이 초대 이사장을 맡았으나 2∼3대는 중국인이 맡아왔다.

이사장에 선출됨과 동시에 서 총장은 24일부터 이틀간 계속되는 국제 유학 학술회의를 주관하고 있다. 이어 27일에는 산둥(山東)성 취푸(曲阜)에서 열리는 공자 탄신 2560주년 석전대제와 국제유학대회를 주관하고 공자예술제를 참관할 예정이다.

서 총장은 “금융위기는 물론 사회적 갈등과 빈곤 등 복잡다기한 문제를 해결하고 평화롭고 조화로운 세상을 만드는 데 유학사상의 역할이 있다”며 “젊은이들과 여성들에게도 유학사상을 적극 전파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국제유학연합회는 이번에 이사를 200명에서 300명으로 늘리면서 캐나다 등 비유교문화권 학자를 대거 임명했다.

서 총장은 “유학은 고루한 학문이 아니라 현대 사회에서도 통치이념과 생활 철학으로 충분히 유효하다”며 “사회주의 중국에서도 유학을 중시하는 것은 그만큼 유학의 철학이 백성에게 설득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문화대혁명 때 타도 대상이던 공자가 중국에서 빠른 속도로 부활하고 있다”고 진단한 서 총장은 “유학의 맥을 이어온 한국은 자부심을 살리면서 중국과 동반자로서 유학의 세계화를 위해 선의의 주도권 경쟁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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