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전없는 민씨 송환…北 억지주장에 현대 두손들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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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23일로 나흘째 북한에 억류돼 있는 금강산 관광객 민영미씨의 석방문제를 놓고 현대그룹이 기진맥진해 있다.

현대측의 석방교섭이 효과가 없어서다.

중국 베이징에서 북측 아태평화위원회와 석방교섭을 하고 있는 현대 아산 김윤규 (金潤圭) 사장은 통일부측에 "현대 차원에서 문제가 해결되기 어려울 것 같다" 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북측은 현대에 "閔씨가 단순한 관광객이 아니라 남한측의 요원으로 확인된 이상 풀어주기 힘들다" 는 입장을 전달해왔다.

현대측은 북측의 이같은 통보가 閔씨 문제를 민간차원이 아닌 남북 정치협상 카드로 활용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정부는 현대와의 채널을 통해 이번 사태가 순탄하게 마무리될 가능성이 작아짐에 따라 보다 적극적 대응을 강구하고 있는 상태다.

통일부의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현대채널을 통해 '강력한' 메시지를 북측에 보내고 있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정부가 전면에 나설 수밖에 없다" 고 말했다.

정부가 내놓을 카드는 북한을 압박.설득하는 것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정부대책을 묻는 질문에 대해 "지난 22일 국가안전보장회의 (NSC) 의 발표내용을 참고하면 될 것" 이라고 설명했다.

NSC는 당시 '관광객 억류사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금강산 관광사업 중단방침을 북한에 전달할 것' 이라고 발표했다.

결국 정부는 북측이 閔씨의 석방을 끝까지 거부할 경우 금강산 관광을 비롯한 대북 경협 프로젝트 중단.햇볕정책의 선별적 적용 등 대 (對) 북한용 압박카드를 꺼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수호.유광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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