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영회장 부부 소환…그림로비 집중 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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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그림 로비 의혹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검 특수1부 (李勳圭부장검사) 는 22일 대한생명이 산 운보 (雲甫) 김기창 (金基昶) 화백의 그림 2백3점이 모두 지하창고에 보관돼 있는 것을 확인했다.

검찰은 이날 신동아그룹 최순영 (崔淳永) 회장과 부인 이형자 (李馨子) 씨, 운보의 아들 김완 (金完) 씨 및 대한생명 관계자들을 소환, 그림 구입경위와 자금출처 등을 집중 조사했다.

검찰은 그림 일부가 로비용으로 정.관계 인사들에게 건네졌는지 여부를 밝히기 위해 이날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대한생명 지하창고에 보관 중인 운보 그림과 목록 등에 대한 대조작업에 나섰었다.

검찰은 당초 대한생명과 金씨가 밝혔던 그림 거래 규모가 30~40점 차이가 나 소환자들을 신문한 결과 대한생명측 주장대로 2백3점인 것으로 일단 결론지었다.

검찰 관계자는 "金씨가 애초 崔회장에게 판 그림이 2백30~2백40점이라고 했다가 나중에 2백3점이라고 정정하는 등 혼란을 빚은 것은 金씨가 운보미술관 건립을 조건으로 대한생명측에 기증한 어머니 우향 (雨鄕) 박내현 (朴崍賢) 의 그림 수십점까지 계산했기 때문인 것 같다" 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은 金씨를 상대로 그림 거래 규모를 엄청나게 차이나게 기억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집중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또 그림 구입자금이 崔회장이 조성한 비자금의 일부인지 여부도 가리기 위해 대한생명측으로부터 관련 장부를 제출받아 정밀 검토 중이다.

崔회장은 이날 검찰조사에서 "미술관 건립을 위해 운보의 작품을 일괄 구입, 보관해 왔을 뿐 정.관계 인사에게 이를 건넨 적이 없다" 며 로비의혹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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