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로비' 의혹과 관련, 신동아 최순영 (崔淳永) 회장의 부인 이형자 (李馨子) 씨는 21일 본지 기자와의 20여분간의 전화 인터뷰에서 "그림은 내가 아닌 대한생명이 샀으며 구입 목적도 로비를 위한 게 아니었다" 고 말했다.
李씨는 또 "대생은 8년 전부터 동양화 미술관 개관을 추진하면서 조금씩 그림을 구입해 왔으며 이번 그림 구입도 같은 맥락에서 봐야 한다" 고 주장했다.
다음은 李씨와의 일문일답.
- 누가 그림을 샀으며 현재 그림은 어디에 있는가.
"대한생명에서 샀으나 액수나 그림 수는 정확히 모른다. 로비한 적은 없으며 대생에서 지금까지 보관하고 있으니 가서 직접 한번 확인해 봐라. 내가 운영했던 '갤러리63' 에 보관한 적도 없다. "
- 지난해 12월은 회사가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왜 그림을 샀는가.
"나는 김기창 (金基昶) 화백 사모님 (雨鄕 朴崍賢.작고) 과 잘 아는 사이였다. 그런데 지난해 11~12월께 아들의 사업이 어렵게 돼 담보로 잡혀있던 운보 선생의 그림을 모두 빼앗기게 됐다는 이야기를 횃불선교회 교인을 통해 들었다. 김완씨가 울면서 기도를 했다는 얘기도 들었다.
그래서 장로님 (최순영 회장) 께 얘기해 그림을 구입할 수 있게 해달라고 말한 것이지 로비를 위한 게 아니었다. "
- 구입 자금은 어디에서 마련했나.
"회사에서 직접 구입했기 때문에 돈이 어디서 났는지, 어느 정도 샀는지는 정확히 알지 못한다. "
- 왜 실체가 없는 재단 이름으로 구입했나.
"유령재단이 아니다. 장로님은 대한생명을 통해 8년 전부터 미술관 등 문화사업을 하려고 조금씩 미술품을 사들여 왔다. 보험회사는 수익금의 0.3~0.5% 정도를 문화사업을 위해 쓰게 돼있기 때문이다."
- 문화사업을 추진해 왔다면 운보 작품 외에 구입한 그림들이 있나.
"유명화가들의 그림이 있기는 하지만 누구의 작품인지는 모른다. "
- 사직동팀의 내사를 받았나.
"신문을 보고 나서야 내사했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조사받은 적도 전화를 받은 적도 없다. "
- 이신범 (李信範.한나라당) 의원에 따르면 대학 동문 고위층 부인들에게 고가 그림을 상납했다던데.
"도대체 고위층 부인이 누군지 한번 밝혀보라고 하라. 고위층 부인 만난 적도 없고 누군지도 모른다. "
배익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