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다라미술' 서울 나들이…7월1일부터 예술의전당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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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불교 미술의 총본산 간다라 미술이 한국에 온다.

중앙일보와 예술의전당.한국불교종단협의회가 공동주최하는 '간다라 미술대전' 이 다음달 1일부터 8월 29일까지 예술의전당 미술관 (02 - 580 - 1331)에서 열린다.

간다라 미술이 발원한 파키스탄 지역의 7개 국.공립 박물관에 소장된 국보급 유물 1백20여점이 소개된다.

이 자리에는 대승불교가 태동했던 고대 도시 간다라의 발굴 현장과 사원이 있었던 사원터 사진, 사원에서 쓰던 생활용품, 간다라 역대 왕들의 모습을 새긴 화폐와 팔찌.펜던트 등 각종 장신구와 세공품 등이 출품돼 불교 미술의 화려했던 과거를 생생하게 증언한다.

특히 간다라 불교 미술의 핵심인 불상이 다수 출품되는데, 둥그스름하고 복스럽게 생긴 일반적 불상이 아니라 고대 그리스.로마 조각품같은 생김새를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또 '마야 부인의 꿈' '탄생' '궁중 생활' '출가' '고행' '첫 설법' '열반' 등 석가모니의 일생을 장면별로 재현, 부조로 조각한 예배용 불상도 함께 소개된다.

친근한 모습을 한 부처님의 일대기를 담은 이 작품은 엄숙하고 딱딱한 다른 부처상과 차별돼 불교 신자들의 관심을 한데 모을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사 교과서에 언급된 것처럼 간다라 미술의 특징은 '동.서양 문화의 융합' .특이하게도 동양의 불교가 서구 헬레니즘의 영향을 받아 서구적 조형 양식을 취하고 있다는 말이다.

서로 다른 두 문화의 '퓨전 (혼합)' 현상은 간다라국의 지정학적 위치와 밀접한 연관을 갖는다.

수많은 상인과 예술가.학자들이 오고 갔던 길목 간다라는 특히 B.C 4세기부터 시작된 알렉산더 대왕의 동방 원정으로 인해 동쪽의 인도와 서쪽의 지중해 세계 간의 문화 교류가 더욱 왕성해지는 결정적 계기를 맞게 된다.

간다라 미술은 대승불교가 시작된 1세기 쿠샨 왕조때 활짝 꽃을 피우는데, 이는 이때 '민중 구제' 라는 불교의 기본 정신을 구체화한 불상 제작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이번 국내에 공개되는 불좌상.불입상.보살좌상.보살입상 등 각종 불상을 비롯한 수준급 유물은 이러한 간다라 미술의 정수를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을 듯하다.

7월3일 오후 2시에는 이 전시의 기획을 맡은 파키스탄 문화부 고고박물국장 아쉬랍 칸 박사와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 이주형 교수의 강연이 열려 일반 관람객의 이해를 돕는다.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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