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불바다' 발언 박영수 북경 도착에 우리측 긴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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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북한측은 회담 하루 전까지도 대표단 명단을 통보해오지 않아 우리측의 애를 태우고 있다.

북한측은 지난해 4월 베이징 차관급회담 때는 회담 하루 전 5명의 대표단 명단을 보내왔는데 대표단 명단 통보는 회담에 임하는 최소한의 예의. 회담 관계자는 "북한측이 회담시작 전부터 대표단 통보문제를 둘러싸고 신경전을 펼치는 것 같다" 고 말했다.

비공개 접촉 수석대표였던 전금철 (全今哲) 아세아.태평양평화위 부위원장이 나올 것으로 예상됐으나, 20일 박영수 (朴英洙) 조평통 서기국 부국장이 베이징에 모습을 드러내는 등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상태. 박영수는 지난 94년 3월 19일 판문점 회담 때 '서울 불바다' 발언으로 회담을 깬 당사자여서 우리측 관계자들은 그가 이번 회담의 대표가 아니기를 걸기대.

우리측 수석대표인 양영식 (梁榮植) 통일부차관은 30여년간 정책실장.회담사무국 자문위원 등을 거치며 통일부에서 잔뼈가 굵은 정책이론가.

85년 4월 인도네시아 반둥에서 북한대표 손성필과 막후접촉을 벌여 남북이산가족 고향방문단 성사 (9월)에 일조했다.

술을 입에 대지도 않아 만찬 때 북한의 '들쭉술' 세례를 어떻게 넘길지 관심거리. 노래실력은 성악가 수준. 서영교 (徐永敎) 통일부 국장은 90년 남북고위급회담 본회담 때 수행원으로 참가했고, 지난번 차관급회담 대표도 거쳤다.

부드러운 인상과 온화한 말씨지만 이번 회담에는 공격수로 나선다.

북한 정보와 대북전략에 밝아 막후전략 조율도 책임지고 있다.

조명균 (趙明均) 심의관은 92년 고위급회담, 93년 특사교환, 95년 베이징 쌀회담에 관여했다.

또 97년 대북물자지원 적십자접촉 대표로 참가한 적이 있는 차세대 '회담일꾼' 으로 분류된다.

회담진행을 서울에 보고하고 훈령을 받는 연락병 역할도 겸한다.

베이징 =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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