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개비] 신도자격 강화…문턱 높이는 佛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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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불교계에서 '가짜 승려' 에 이어 이제 '가짜 신도' 라는 말도 나돌것 같다. 한 해 한 두번 절을 찾거나 부처님 오신날에 등하나 환히 걸어두는 것만 가지고 "나도 불교신자 입네" 해서는 안되게 될 것 같다.

조계종 포교원은 신도로서 가져야 할 자격과 의무를 강화하기 위해 신도관련 종법 제정및 개정안을 최근 마련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초심자는 3~6개월간 '불교입문' '수행지침서' 등을 교재로 30시간 이상 기본교육을 받고 오계 (五戒) 를 수지해야 재적 사찰 주지의 추천으로 종단의 신도로 등록된다. 이 개정안은 공청회등을 거친뒤 7월말로 예정된 임시중앙종회에 상정돼 통과되면 시행되게 된다.

불교계에서 파악하고, 내세우고 있는 불교도는 총1천3백만명 정도. 이 중에는 기독교등 특정한 종교를 갖지않고 '어머님도 불공드렸으니까, 우리의 전통신앙이니까' 하는 식으로 불교 취향적인 사람도 많다.

이같은 불교도들에게 신도로서의 정체성 확립과 종단의 체계적인 신도관리를 위해 조계종은 지난 96년부터 신도증 발급운동을 펼쳐왔다. 등록만 하면 내주는 신도증인데도 지금까지 16만명 정도만 발급되었다.

이런 와중에서 다시 신도 자격을 강화하려 하는 것을 두고 불교계 일각에서는 "불교는 이미 토착화되어 누구나에게 활짝 열려있는 것이 특징인데 종단 스스로 그 문을 닫아버리려는 잘못을 저지르는게 아니냐" 는 우려도 일고 있는 것이다.

이경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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