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폐공사 파업 전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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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해마다 임금인상.직원해고 문제 등으로 노사 갈등을 빚어오던 한국조폐공사 (사장 姜熙復) 는 지난해 10월 2일 '조폐창 통폐합 추진 방침' 을 발표, 노사가 전면적인 대립 국면에 접어들었다.

조폐공사는 "기획예산위원회 등 정부가 강력한 구조조정을 추진토록 밀어붙이고 있다" 며 "앞으로 3개월 안에 옥천조폐창을 경산조폐창과 통폐합하겠다" 고 밝혔다.

이 발표는 같은해 2월부터 노사가 임금 50% 삭감안을 놓고 10차례 임금교섭과 8차례 시한부 파업, 23일간 무기한 직장폐쇄 조치 등의 진통 끝에 직장복귀.직장폐쇄 철회에 합의, 노사간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던 상황에서 불거져 나온 것으로 그 파괴력은 엄청났다.

노조는 이에 반발, 같은해 11월 25일 노조위원장 (당시 具忠一) 이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이어 대전 본사와 충북옥천.충남부여.경북경산조폐창 등에서 잇따라 시한부 및 전면 파업을 통해 통폐합에 강력하게 반대했다.

그러나 조폐공사는 같은해 12월 15일 옥천조폐창을 폐쇄한데 이어 3일 뒤인 18일에는 무기한 휴업에 들어가는 동시에 설비 이전을 본격화했다.

올들어서는 1월 7일 옥천조폐창에서 공사측의 기계이전 작업을 제지하던 강승회 (姜昇會) 노조위원장이 분신자살을 기도했으며, 경찰은 이틀 뒤인 1월 9일 파업 중인 조합원들을 강제해산했다.

이 과정에서 공사측은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7백여명의 노조원을 해고와 무기정직.경고 등 중징계했으며, 경찰은 지난 1월부터 최근까지 파업을 주도한 전.현직 노조위원장을 비롯한 노조 간부 7명을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현재 옥천조폐창의 기계는 오는 9월말까지 경산조폐창으로 완전 이전되며, 부여.경산조폐창은 노조가 무력화된 상태에서 지난 1월 2일부터 정상 가동 중이다.

대전 = 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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