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형보다 수익성…EPS 잣대로 숨은 보물찾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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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주가가 다시 상승세를 보이면서 증시가 장기적인 실적 장세로 이어질 것이냐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실적장세란 주가 상승이 주로 기업의 실적 호전과 대폭적인 이익증가에 의해 이뤄지는 시장 상황을 말한다. 그렇다면 실적이 좋아지는 종목들을 어떻게 파악할 것인가. 이런 기업을 찾기위해서는 기업과 증권사들이 공개하는 기본적인 분석 지표를 이해해야 한다.

◇ 이익규모를 살펴라 = 실적 파악에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기업이 어느 정도의 이익을 내느냐다. 기업 이익을 나타내는 지표로는 영업이익과 경상이익.당기순이익이 있다.

영업이익은 매출액에서 원가와 판매비.급여.광고비 등 영업에 관련된 비용을 뺀 것이다. 해당 기업이 영업을 통해 얼마나 돈을 벌어들였는가를 아는 지표가 된다. 경상이익은 영업이익에서 영업이외의 수익을 더하고 비용은 제한 것이다.

상품이 잘 팔려서 영업이익이 나더라도 은행에 갚아야할 이자 부담이 많다면 경상이익 규모가 대폭 줄어들거나 아예 적자가 날 수도 있다. 경상이익은 영업이익과 대비해서 본다면 기업의 금융비용 부담을 간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그러나 가장 핵심적인 지표는 당기순이익이다. 당기순이익은 경상이익에서 자산매각이나 매입같은 정상적으로 발생하지 않는 특별이익이나 손실을 모두 반영한 것으로 배당금 규모와 직결된다.

이런 지표들도 한해 반짝하는 기업보다는 수년간 이익이 꾸준히 늘어나는 기업들이 보다 탄탄한 영업기반을 갖추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외환위기 이후 기업의 외형보다는 수익성이 더욱 중요시되고 있기는 하지만 매출액이 계속 줄어든다면 해당 기업이 벌이는 사업이 잘 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구조조정 과정에서 불필요한 사업부분을 매각한 경우 매출이 일시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

◇ 주당 내재가치를 따져라 = 회사마다 자본금 규모나 발행주식수가 다른만큼 주식의 내재가치를 알려면 각종 지표들을 1주당 비율로 환산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순이익이 같다면 자본금 규모가 작고 발행주식수가 작은 종목이 주당 내재가치가 높기 마련이다. 대표적인 것이 주당순이익 (EPS) .당기순이익을 발행주식총수로 나눈 것이다.

당기순이익이 중요하긴 하지만 해당기업이 대규모 유상증자를 실시, 자본금과 발행주식수가 크게 늘어난다면 EPS는 줄어들 수 있다는 것도 유념해야한다.

또한 그해 EPS가 얼마나 되는지도 중요하지만 적어도 2~3년간의 추세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주당순자산이나 주당현금흐름 등도 주당 내재가치를 나타내는 지표다.

◇ 현 주가와 비교하라 = 주당순이익이나 주당순자산 등이 많아 내재가치가 높아도 주가가 이미 많이 올라 있다면 추가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 주가의 고평가 여부를 파악하기위해 사용하는 것이 주가수익비율 (PER) 이다.

PER란 현재 주가를 EPS로 나눈 것이다. PER가 높다는 것은 주식값이 그만큼 고평가돼있다는 것이며 PER가 낮다는 것은 내재가치에 비해 저평가되있다는 것을 말한다. 4일 현재 거래소 상장 기업들의 가중평균 PER는 27.1배 수준이다.

최근에는 EV/EBITDA라는 지표도 많이 쓰이고 있다. 주식시가총액에 순부채를 더한 기업총가치 (EV) 를 세금.이자 공제전 이익 (EBITDA) 으로 나눈 것이다. EBITDA의 경우 영업활동으로 인한 기업의 현금창출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EV/EBITDA가 낮을 수록 주가가 저평가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과거 10년동안 상장기업의 EV/EBITDA 평균치는 6.5~7.5배 사이였다.

◇ 실적이 뒷받침된 대형주에 주목하라 = 실적이 좋은 종목들이 장기적으로 주가가 오른다고 말할 수는 있겠지만 단기적으로 반드시 주가가 오른다는 보장은 없다.

주가에는 미래가치가 반영되는데다 수급상황이 단기적으로는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기관투자가들이 주도하는 유동성 장세에서는 시가총액이 커 현금화가 쉽고 업종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실적이 좋더라도 주식 물량이 적어 매매가 여의치 않다면 기관투자자들이 외면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에 주의해야 한다.

이때문에 같은 실적 호전종목이라도 시가총액이 크고 거래량이 많은 대형주가 보다 각광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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