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증가-양지와 음지] 재래시장 매출은 뒷걸음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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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의류원단 도매업체인 ㈜올리는 올들어 매출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아직 별 조짐을 보이지 않아 실망이 크다. 이달 들어서는 되레 지난해보다 10%정도 줄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최희주사장은 "경기가 풀려 백화점 매출이 늘었다고 하지만 우리는 전혀 못느낀다" 면서 "고가품과 그간의 재고품 소진을 중심으로 소비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고 말했다.

동대문시장서 신발.패션잡화를 파는 만성사의 김만호사장은 "시장은 올해 더 한파가 몰아 닥친 기분" 이라면서 "재래시장에서 '소비가 살아나고 있다' 고 말했다가는 몰매 맞을 분위기" 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만 해도 중장년층의 소비 자제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청소년층의 발걸음은 꾸준했으나 올들어서는 이나마도 없다" 면서 "실질소득 감소 등 가계의 어려움을 피부로 느끼고 있기 때문일 것" 이라고 말했다.

시장 상인들은 현재의 분위기는 정부에서 말하는 대로 이미 경기가 바닥을 쳤다기보다는 올 연말이나 돼야 반전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시장 관계자는 "부산.대구.광주.대전 등의 지방상인들이 타고 와 남대문에서 도매로 물건을 떼가는 전세버스의 경우 IMF 이전에는 하루 평균 40여대 수준을 유지했다" 면서 "요즘은 늘긴 했지만 아직 30대에도 채 못미친다" 고 말했다.

김시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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