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사리 핀란드대통령, 발칸사태 '해결사' 역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오늘은 유고 국민에게 역사적인 날이 될 것이다."

코소보 평화안을 손에 들고 3일 유고에 도착한 유럽연합 (EU) 의 유고특사 마르티 아티사리 (62) 핀란드 대통령은 협상타결 가능성을 묻는 AP통신에 이렇게 대답하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리고 그는 곧바로 빅토르 체르노미르딘 러시아 특사와 함께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유고 대통령과 3자 담판을 벌였고, 회담 직후 평화안을 제출받은 세르비아 의회는 이 안을 압도적으로 승인했다.

친 유고측 체르노미르딘 러시아 특사와 함께 서방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역할을 맡은 아티사리 대통령은 특유의 추진력으로 밀로셰비치가 평화안을 받아들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핀란드가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 회원국이 아닌 중립국이라는 점을 내세워 유고.러시아 측을 아우르는 한편 대통령에 당선되기 전인 92, 93년 유엔의 발칸특사로 보스니아 내전을 원만하게 중재한 경험을 살려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77년에는 유엔 특사로 나미비아 독립협상을 이끌어낸 경력도 있다.

아티사리 대통령은 고등학교 교사 출신으로 뒤늦게 외교관 생활을 시작한 독특한 경력의 소유자.

정치판에는 94년에 뛰어들어 당시 대선에서 사민당내 경선을 통과하기도 힘들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김현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